인천문화재단 주인은 인천시민이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도 인천시민으로서만 주인의 자격이 있다. 인천문화재단 당연직 이사장으로 재단 대표이사 임명권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일 뿐이다.

대표이사 역시 이사회의 일원이자 대표로써 이사장을 대리해 재단의 재정과 사무를 통할하는 권한을 갖지만 이 권한도 시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최병국 현 대표이사가 다음 달 25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인천문화재단 제7대 대표이사가 곧 임명된다.

인천문화재단을 이끌어갈 새 대표이사를 선출하기 위해 지난 2019년 9월 마련된 '문화재단 혁신안'에 따른 선출절차를 밟아 지난해 12월부터 대표이사 공개모집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대표이사추천위원회'가 구성됐는데 추천위 가운데 시민위원 3명을 공개 모집했고, 이들을 뽑기 위한 '시민위원 선정단'을 구성하기 위해 시민을 상대로 별도의 공모과정을 거쳤다.

지난 5일 마감 결과 16명이 지원한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들 가운데 ▲전문성 ▲미래비전 ▲경영능력 ▲리더십 등 1차 서류심사를 거쳐 5명으로 압축한 뒤, 2차 면접 심사 후 2명의 최종 추천 대상자를 재단 이사회에 제출했다.

이번 대표이사 선출 과정에서 대표이사추천위원회 9명 중 재단 직원이 2명을 추천하는 '이상한 방식'과 공모를 거듭해야 하는 복잡한 구성 과정은 개선 과제의 하나로 남게 됐다. 또 '특정 추천위원이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거나, '특정 단체 또는 세력이 치열한 작업을 벌였다'거나, '추천위가 한 차례 회의만으로 후보자를 결정했다'거나, '박 시장의 의중은 이미 정해져 있다' 등의 각종 설이 난무했지만 재단 이사회 의결을 거쳐 박 시장 앞에 가있는 최종 후보 2명 가운데 1명이 인천문화재단의 새 대표이사로 임명된다.

인천문화재단의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잃어버린 3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새 대표이사의 첫 인사부터 후폭풍 일으켜, 박 시장의 '긴급 지시'에 따라 문화재단 혁신위원회가 꾸려졌고 혁신안 마련에만 7~8개월을 보냈다. 혁신안에 따른 조직 개편에 2~3개월 힘을 쏟은 뒤 새롭게 시작하나 했는데, 이번엔 코로나19가 덮쳐 지난 2년은 공연·전시 등 각종 행사의 연기, 취소로 문화예술계는 마비되다시피 했다.

어쨌든 인천문화재단의 새 대표이사는 2월26일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인천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은 '시의 전통문화예술 전승과 새로운 문화예술 창조, 문화소외계층 등 시민을 위한 문화복지사업 및 다양한 문화교류사업을 통하여 지역 문화에술을 활성화시키고 시민들이 쾌적하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스스로 누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천을 국제적 수준의 문화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관에 규정돼 있다.

인천문화예술계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새 대표이사는 코로나 여파로 문화예술계가 고사(枯死) 상태이고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문화재단의 정체성을 바로잡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역할 설정에 고민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문화재단이 오로지 인천시민을 위한 문화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혁신안에 맞춰 비현실적으로 짜여져 내부 갈등요인으로 남아 있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편에 나서야 한다.

인류에게 대전환을 강요한 코로나도 엔데믹(endemic) 전환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의 새 대표이사는 인천 문화예술계를 아우르고 문화예술인의 시름을 덜어주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인천의 문화예술이 코로나 사태를 딛고 살아나야 인천시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인천문화재단의 주인은 인천시민이다.

 

/여승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