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만행… 사과도 없이 떠난 사람
▲ ★ 책상( )에 서당개(犬견)가 올라온 형상形狀이라 문서(狀장)가 되었다. /그림=소헌
▲ ★ 책상( )에 서당개(犬견)가 올라온 형상形狀이라 문서(狀장)가 되었다. /그림=소헌

전두환의 시조는 ‘전섭’이며 백제의 개국공신이다. 본관은 전주로서 공민왕 때 완산 백(伯)에 봉해진 ‘전집’이 중시조가 된다. 아버지의 이름은 상우, 어머니는 김점문이다. 전두환의 자는 용성, 호는 일해. 제5공화국 치하에서 정권의 미화를 위해 9시뉴스에 “뚜뚜”하는 효과음 뒤 바로 “오늘 전 대통령은~” 하고 보도가 나갔기에 ‘뚜뚜전’ 또는 ‘오늘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대장 시절 베트남에 참전하였으며, 공수특전단장과 사단장을 지냈고 보안사령관이 되었다.

1979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 직위와 하나회를 통해 12·12쿠데타를 일으킨 후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하고 정권을 잡았다. 그해 8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서 단독 후보로 출마하여 통일주체국민회의 간선투표에서 99.4% 찬성을 얻어 제11대 대통령이 되었다. 퇴임 후 1995년 반란수괴죄 및 살인·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되어 1심에서 사형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0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97년 사면·복권되었다. 청렴한(?) 그의 재산은 고작 29만원. 2021년 11월23일 사망하였다.

일해행장(日海行狀) 일해 전두환 행장. ‘행장’은 한문체의 하나로서 죽은 사람이 살아온 일이나 언행을 적은 글이다. 고전 행장의 기본틀을 사용하여 거꾸로 위 문장을 한역(韓字飜譯)하였다. ‘日海全斗煥行狀’ 始祖全聶十濟功臣封歡城君. 本貫全州右道完山, 中始祖全潗高麗恭愍王封完山伯. 考諱農民相禹妣金點文. 公諱斗煥字勇星號日海全州人也. 第五共治下因九時報道音“䇆䇆”得別名‘뚜뚜全’. 淸廉一生財産只二十九萬圓. 辛未正月生. 辛丑十一月歿.

 

行 행/항 [다니다(행) / 항렬(항)]

①行(행)은 彳(조금 걸을 척)과 다리에 힘이 없어 가볍게 절며 걷는 亍(자축거릴 촉)으로 나뉜다. 彳(척)과 亍(촉)은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로 옮기며 걷는 모습에서 ‘다니다/행하다’는 뜻이 나왔다. ②혈족 관계에서 이름에 쓰는 돌림자를 뜻할 때는 항렬行列로 읽는다.

 

狀 장/상 [문서(장) / 형상(상)]

①爿(나무조각 장)은 나무를 세로로 쪼갠 왼쪽 부분이며 그 반쪽은 片(조각 편)이 된다. 爿(장)은 자체로 평상이나 탁자를 가리킨다. ②공부하는 책상(爿)에 개(犬견)가 올라온 형상形狀이니, 아마도 책(狀)을 보고 풍월을 하는 서당개가 아닐까?

 

계엄령이 떨어지자 세상은 조용해졌지만 광주에서는 여전히 시위가 계속되었다. 신군부는 병력을 그곳으로 내려보냈고, 5월17일 그들은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전명은 ‘화려한 휴가’. 다음날 오전 10시, 휴교령 상태에서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는 학생 100여 명과 무장한 공수부대원이 대치하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지식인 중심의 사회운동에서 민중중심으로 가져온 전환점이 되었다.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폭동이야. 그러니까 계엄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없잖아?” 2003년 KB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무자비하게 벌어진 대량학살극은 지금까지 검은 장막 뒤에 가려져 있다. 오직 당신만이 진실을 밝힐 수 있었지만 침묵하였기에 마지막 문장에 들어갈 문구를 넣지 못한 채 행장은 미완으로 마쳐야 했다.

“사람들의 물살이 사방으로 흩어졌어. 악을 쓰면서, 신음하면서 피를 토하면서 엎어지고. 그 위로 떨어지는 광란의 막대기들, 번쩍이는 금속의 날들. (중략) 이제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 최윤 作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중에서.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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