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을 통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변화 예측./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의료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입원 환자의 10%가 경험하는 급성 신장 기능 손상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급성 신장손상은 신장 세포가 갑작스레 손상돼 체내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를 말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못해 악화하면 투석해야 할 위험에 처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은 이 병원에 48시간 이상 입원한 환자 중 6만9081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인공신경망에 기반을 둔 2단계 구조의 급성 신장손상 예측 모델을 만들고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1단계는 환자의 나이와 성별, 진단명, 투약 정보, 검사 결과를 입력해 입원 기간 7일 이내에 급성 신장손상이 발생할지를 알려주도록 만들어졌다.

2단계는 입원 후 24시간, 48시간, 72시간 시점의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예측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급성 신장손상은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의 상승 정도를 가지고 진단하기 때문에 이 모델은 급성 신장손상 발생 여부와 중증도를 함께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 환자 7675명 및 서울대병원 입원 환자 7만2352명의 데이터를 대입해 검증했다.

그 결과 1단계 모델의 급성 신장손상 예측력은 분당서울대병원 환자에서 88%, 서울대병원 환자에서 84%였다.

2단계 모델의 중증 급성 신장손상 예측력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환자에서 각각 93%와 90%에 달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급성 신장손상 예측 시스템에 대한 검증을 완료한 데 따라 여러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입원 환자에 적용한다면 신장 기능을 실시간 관리하고 위험한 상황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Internet Research) 4월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