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의료 36·재가복지 250곳↑
과거와 달리 주거지 곳곳에 위치

삼산동 초교 인근 용도변경 사례
주민 “학생, 노년 부정인식 우려”
시 “요건 충족시 신설 거부 불가”
요양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요양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달 초 인천 부평구 부평3동에 있는 한 24시 대중목욕탕이 문을 닫았다. 지난 2003년 3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곳으로 평소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등이 많이 다니는 동네 목욕탕이었다.

목욕탕이 나간 자리에는 요양원이 들어오게 됐다. 같은 상가 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A씨는 “(목욕탕) 주인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고민을 하다 요양원을 하겠다고 한 사람에게 자리를 넘긴 것 같다”며 “요즘 새로 문을 여는 곳 2곳 중 1곳은 요양시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요양원이 들어오는 것은 이제 흔하지 않냐”고 말했다.

최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요양원 등 노인의료복지시설이 들어서는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주로 도심 외곽 지역에 생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주거 지역 곳곳에 들어서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인천 지역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원·요양공동생활가정)은 총 437곳이다. 기초단체별로는 남동구가 100곳(22%)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구 76곳, 부평구 63곳, 계양구 55곳 순이다. 현재 1만3052명이 시설에 입소해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수도 9168명에 이른다.

최근 3년간 노인의료복지시설은 한 해 30곳 넘게 증가했다. 2019년 3월 말 총 371곳이었던 시설은 2020년에는 36곳 늘어 407곳이 됐다. 같은 기간 주·야간보호 및 방문요양·목욕 서비스를 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도 2019년 905곳, 2020년 1117곳, 올 3월까지 1155곳으로 250곳 증가했다.

이처럼 노인의료복지시설이 급증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 대상으로 오르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부평구 삼산동 주민들이 초등학교 인근에 있던 유치원 시설이 요양원으로 바뀌면서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요양원이 학교 바로 옆에 있어 학생들이 질병이나 노년에 대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보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흡연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언행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구가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시설 용도변경을 내줬다”며 비판했다.

시 노인정책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자체로서는 요양시설 설립 요건 등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반려하거나 거부할 수 없고, 요즘에는 요양원에 입소하는 노인뿐 아니라 모시는 사람들도 교통도 편리하고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있는 시설을 선호하다 보니 그런 갈등도 빚어지는 것 같다”며 “결국 요양시설과 나아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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