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식중독 발생 3주]

신고 접수 직후 역학조사 불구
감염경로 미궁 … 17일까지 폐쇄
학습프로그램 등 조사대상 확대
CCTV 분석 후 원장 소환 방침
▲ 8일 안산 A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태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음에 따라 해당 유치원의 일시적 폐쇄명령 기간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지 3주가 지났지만,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와 경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단서'를 찾지 못 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안산시는 상록구 A유치원의 폐쇄 기간을 이달 8일에서 17일로 연장했다. 앞서 이 유치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잠정 폐쇄됐다.

시는 “여전히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음에 따라 보다 면밀한 역학조사를 위해 연장했다”고 했다.

현재 A유치원 전체 원생 184명 중 113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모두 118명이 유증상자다.

이 중 원생 63명, 가족 1명, 종사자 1명 등 65명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걸렸다. 36명(원생 32명, 가족 4명)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원생 5명과 가족 1명 등 6명이 아직 입원 중이다. 특히 이른바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환자는 4명으로 원생 1명은 현재까지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투석치료 5명 원생 중 4명은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안전처 등 보건당국은 지난달 16일 A유치원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원인을 추적해 왔다.

6월10일부터 15일까지 유치원에서 제공한 음식 21개와 식자재 납품업체에서 보관 중인 치즈 등 234개를 조사했으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과 관련된 세균은 찾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그동안 급식에 집중해 역학조사를 해 왔는데 학습프로그램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대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경찰도 지난달 29일부터 A유치원의 CCTV 확보하고 추적하고 있지만, 감염 원인을 입증할 정황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 현재 A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안산상록경찰서는 CCTV 외에도 유치원 대표 등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조리사 2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자주 단전으로 냉장고 전원이 꺼졌다는 증언을 토대로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에어컨을 작동할 때마다 냉장고가 실제로 단전되면서 음식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대표 등 직원들 과실에 의한 식중독 여부를 확인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끝내는 대로 A유치원 원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안병선·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