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도입전 사라진 아동 단서 신체특징·사진뿐 찾기 어려워
경기도내에서 자녀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사고가 매년 5000여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아동 대부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만 오랜 기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아동이 21명으로 나타났다.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실종아동은 2017년 4545명, 2018년 5314명, 2019년 5119명 등으로 매년 5000여명 안팎이다. 이 중 평택 송혜희양 등 10년 이상 돌아오지 못한 장기 실종아동은 21명이다.
실종아동 대부분은 경찰에서 2012년 도입한 '지문사전등록제'를 통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문사전등록제는 얼굴사진과 지문, 부모, 거주지 등 모두가 전산망에 등록돼 각 아동기관에 통보돼 발견 즉시 신상파악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제도가 마련되기 전 실종된 아동 21명이다. 관련 당국에서 실종아동을 발견해도 사진과 신체 특징으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유로 장기실종 아동을 둔 부모들은 현재 모습을 유추한 '몽타주'를 들고 아이를 찾아야 하는 현실이다. 부모들이 수십 년간 생업을 포기한 채 찾아 헤맸지만 역부족이다.
송혜희(당시 17세)양은 1999년 2월13일 오후 10시10분쯤 집이 있는 평택시 도일동 하리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것을 끝으로 행방불명됐다. 혜인 아버지 길용(67)씨는 21년이 넘도록 딸을 백방으로 찾고 있지만 지금도 생사를 알지 못한다.
1991년 8월5일 시골에서 할머니와 살다가 아빠를 만나러 안산으로 온 정유리(당시 11세)양은 아버지와 인근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실종됐다. '어떤 아줌마와 아저씨들이 유리를 끌고 갔다'는 조카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국을 누볐고 대대적인 경찰 수색까지 했지만 찾는데 실패했다.
1987년 8월6일 성남시 상대원동에서는 엄마를 배웅하러 나갔다가 실종된 김은정(당시 6세)양, 1982년 1월22일 남양주시 미금읍에서 실종된 박정선(당시 4세)군 등 장기실종 아동 21명 모두 행방이 묘연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아동 대부분 언어 표현력이 부족해 찾기 어렵다"며 "이 같은 이유로 지문사전등록제가 도입됐다"고 말했다. 실동아동전문기관 관계자는 "국가에서 부모들에게 실종아동 찾기 지원비 등을 지급해주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면서도 "당시 실종아동에 대한 기록은 사진이나, 신체 특이점 밖에 없어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족들은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