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항 개발·해주 바닷모래 수입 등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앞두고 인천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뱃길은 아직 굳게 닫혀 있다. 그래도 남북경협의 중심지였던 인천항은 과거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 1년간 수면 아래에선 경협 준비가 이어져 왔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최근 정관을 개정해 주요 사업 목적에 '남북 간 항만의 조성 및 관리 운영 등을 위한 교류 및 협력사업'을 포함시켰다고 25일 밝혔다.

IPA는 정관 26조에 따라 항만시설 신설·개축·유지·보수·준설, 항만재개발사업, 마리나항만시설 조성 및 관리, 외국 항만 건설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남북 항만 조성·관리운영 및 교류 협력사업을 포함시킨 것은 향후 북한과의 교류가 활발해졌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미 검토 중인 사업도 있다. IPA는 남포항 개발·운영 참여 사업을 인천항 핵심 남북경협사업으로 보고 있다. 남포항은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45㎞ 정도 떨어진 북한의 제1항구다. 대동강 하류에서 북한의 교역과 물류를 책임지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화력발전소와 평양으로의 접근을 위한 도로·철도가 잘 정비된 곳이기도 하다.

IPA는 낡은 하역설비 교체, 부두 정비, 배후부지 개발, 각종 항만 운영 노하우 전수를 통해 남포항 개발·운영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다음달 말쯤 용역이 마무리되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포항 개발·운영 이외에도 해주 바닷모래 수입과 인천항~남포항 평화크루즈 사업이 중요 사업으로 떠올라 있다. 바닷모래 수입은 남북관계가 원활했던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됐던 사업이다. 수도권 골재 수급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해주항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한 준설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인천항~남포항 평화크루즈 사업은 제2의 '금강산 관광'이라는 점과 26일 개장하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조기 안착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업으로 지목된다.

홍경선 IPA 경영부사장은 "구체적으로 남북경협에 뛰어들 수 있는 근거를 정관에 포함시켰다"라며 "북한과 가장 가까운 항만이 바로 인천항이다. 물동량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선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항은 남북교류가 활발했을 당시 가장 많은 북한 화물을 처리하던 항만이었다. 지난 2004년부터 2011년 5만8445TEU(1TEU=6m 컨테이너 1개)가 오고 갔다. 벌크화물을 포함한 전체 물동량은 4434만100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해주 바닷모래가 4250만5000t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