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UNFCCC서 온난화 심각성 강조
▲ 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8일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아름다운 도시 인천도 이번 세기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며 전 세계에 기후변화 적응 과제 실천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 기조연설에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기후변화 적응'은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적극 실천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잡지 못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천을 비롯한 각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될 거란 경고다.

그는 "유엔에 있으면서 가장 보람 있는 성과는 2015년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파리기후협정을 채택한 것이지만, 이후 3년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했다"며 "기후변화는 다음 세대에 넘길 게 아니라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도 우리는 지구가 2개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특별보고서를 '전 세계에 던져진 경고장'이라고 표현했다.

해당 보고서는 기후변화 재앙을 피하려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과 방법을 담고 있다.

그는 "이를 달성하려면 (보고서가 제안한 대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 수준의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무공해) 상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이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도 "기후변화는 생물다양성을 줄이는 가장 큰 요인인데다 식량·에너지·물 등 필수 자원 고갈에 직결된 문제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이번 세기말 인류는 사라질 수도 있다"며 "줄이고 재사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류가 지구에 미친 악영향을 성찰하고 지구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디스 칼 유엔자본개발기금(UNCDF) 사무총장은 "파리협정은 체결됐지만 원하는 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는 각 국가 환경부와 관련한 과제기도 하지만 보다 과제의 최전선에 있는 주체들이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지자체는 입법 활동과 장기적 투자로 기후변화 적응 계획을 수립·이행해 국가 차원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해결하고, 국가도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중소도시 등 소규모 지역 차원의 자료들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그간의 온실가스 감축 성과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인천은 정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에서 2016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했고, 지난달엔 온실가스감축로드맵을 수립해 2030년까지 배출량을 31%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며 "인천은 GCF(녹색기후기금) 등 15개 국제기구를 유치한 도시로서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