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28일까지만 영업하고 3월부터 안합니다. 매장 정리해야 해서 본사에 반품할 물건들 포장하느라 정신없어요."

영업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후 구월동 롯데백화점 인천점. 1층의 한 가방브랜드 매장 매니저 A씨는 물건들을 포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매장 한편엔 본사에 반품할 상품이 담긴 박스 2개가 겹쳐 있었다. 의류매장이 대부분인 2층에서도 물건을 정리하고자 박스에 테이프를 붙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부지 매각에 번번이 실패한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28일 이후로 영업을 종료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현재 입점 브랜드와 계약 해지가 마무리된 상태로 3월부터 정상 영업을 종료한다"며 "이후의 교환·환불 문의는 3월 말까지 인천터미널점을 통해 받는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점은 최근 개장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500m 거리에 위치해 매출이 급감한데다, 부지도 5월19일까지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경영효율성을 높이고자 입점 브랜드 본사들과 합의하에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1개월 전 입점 브랜드 본사와 간담회를 가졌고 인천점 내 매장 직원들과도 소통한 결과 매각을 앞두고 불안정한 상태로 영업을 지속하느니 종료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현재 봄·여름 시즌에 맞춰 백화점 내 MD개편(매장 개편)이 이뤄지는 시기인 만큼, 인천점 매장들이 다른 백화점에 입점해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영업이 끝나더라도 3월부터 매각 기한인 5월19일까지 인천점에서 행사를 진행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400여개 입점 브랜드 중 일부가 참여 의사를 밝혀 현재 협의 중이다. 영업 재개 여부는 아직 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점과 마찬가지로 매각 대상인 부평점은 매각 기한인 5월까지 영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10차례에 걸쳐 인천점·부평점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번번이 유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쇼핑이 2012년 신세계가 입점한 인천종합터미널을 매입하자 이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독과점을 막고자 인천점·부평점을 매각하도록 이듬해 4월 지시했다.

롯데쇼핑은 인천점·부평점을 2017년부터 이달 21일까지 지속적으로 매각 공고를 냈으나, 여태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인천점·부평점의 매각가는 각각 2299억원, 632억원으로, 최초 감정가의 절반 정도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만 대상으로만 매각해야 한다는 게 공정위 조건인데, 최근 쇼핑 트렌드가 아울렛과 쇼핑몰 형태로 바뀌다 보니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다"며 "기한 내 매각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하루 1억3000만원이나 내야 하는 만큼, 매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