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희생 학생 명예 졸업식 … 세월호 참사 1764일만에 열려
▲ 12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 명예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대신 받은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 명예 졸업식이 열린 12일 오전 안산시 단원고 단원고등학교에서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 뒤로 아이들의 캐리커쳐가 보이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간지 1764일 만에 명예 졸업했다.

12일 오전 10시 단원고 단원관에서 열린 명예졸업식에는 희생학생 유가족과 재학생, 단원고 교직원을 비롯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관련기사 19면

이날 열린 '노란 고래의 꿈으로 돌아온 우리 아이들의 명예졸업식'은 추모동영상 상영, 명예졸업장 수여, 합창, 회고사, 졸업생 편지낭독, 교가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단원고는 그동안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명예졸업식을 미뤄달라'는 유족 측의 뜻을 받아들어 2016년부터 졸업식을 연기해 왔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희생학생들은 원래대로라면 2016년에 졸업할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올해 유가족들이 '명예졸업식'을 요청하면서 단원고가 준비에 나섰고, 남은 가족들이 아이들을 대신해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이날 명예졸업식은 개인사유 등으로 참석하지 않은 일부 유족들의 빈자리도 보였으나,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학생들이 일부 참석해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명예졸업식이 열리기까지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도교육청과 단원고는 2016년 당시 학적처리 시스템 상 희생학생들의 학적이 남아 있는 한 생존학생들의 졸업처리가 되지 않자 희생학생 전원을 '제적' 처리했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유족들은 크게 반발했고, 도교육청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협조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에 '제적' 상태였던 희생학생들의 학적을 '재학' 상태로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16년 11월 교육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이 개정되면서 희생학생들의 학적을 완전히 되찾았고, 교육부가 나이스 시스템에 '명예졸업' 메뉴를 신설하기도 했다.

양동영 단원고 교장은 이날 회고사에서 "어른들의 잘못으로 엄청난 비극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죄한다"며 "주기마다 마음을 모아 추모행사를 시행해 학생들과 교사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무슨 말을 드릴 지 모르겠다. 이제야 명예졸업식을 갖게 된 것에 죄송하다"며 "더 이상 헛된 희생이 없도록 사람 중심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다짐했던 일들을 더 잘 챙기겠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지만 부총리로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선·안상아 기자 bsa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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