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아이들 교복차림 참석애써 밝은 얼굴 곧 비통함이선후배 눈시울, 장내 흐느낌 회고사 낭독땐 목놓아 "엉엉"
학생들의 밝은 웃음과 목소리가 가득해야 할 졸업식장은 적막이 흘렀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이름이 한명, 한명, 마이크를 통해 조용히 울려퍼졌다.

12일 4·16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250명의 명예 졸업식이 열린 안산 단원고 강당의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단원고교 앞. 빛바랜 학생증과 교복을 단정히 입은 희생 학생 부모들이 졸업식장으로 향했다. 이들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울음을 힘겹게 참아내며 애써 밝게 웃었다.
고통스러운 기억 그리고 그리움이 커져서 였을까. 명예졸업식이 시작하자 밝게 웃던 부모들의 얼굴은 침통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졸업식장 앞 대형 스크린에 희생 학생 얼굴과 이름이 호명되자, 부모들의 흐느낌이 번져 나갔다. 이 모습에 친구 선후배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딸아 너희 없는 졸업식… 우리가 너희를 더더욱 보고싶게 하는 구나." 7반 '찬호아빠' 전명선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회고사를 낭독했다. 한 구절 한 구절 읽을때마다 부모들은 비통함에 가슴을 쥐어짜거나 목 놓아 울었다.

희생 학생들의 후배들도 이들의 넋을 기렸다. 10회 졸업생 이희운씨가 준비해 온 '졸업생의 편지'를 낭독했고, 단원고 재학생들은 '눈물기도' 등을 합창하며 선배들을 기렸다.
이씨는 "후배들에게 미소지으며 다가와 준 선배들이 선명하다. 감사하고 보고싶었던 묵혀둔 감정을 이제야 꺼냈다"며 "그리운 마음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다"고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졸업식이 끝나도 유족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한 유족은 의자에 붙어있던 아들 이름표를 손에 쥔채 엉엉 울었다.
유족들은 노란 보자기에 싸인 졸업장과 졸업앨범, 학교가 준비한 꽃다발을 나눠 들고 강당을 나서 운동장 옆 세월호 참사 추모조형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족들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강당 앞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서로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며 위로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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