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숨막힘 등 시달려 … 환경당국, 외출자제 권고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서장대에서 한 아이가 철창 너머로 미세먼지 가득한 수원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위). 영통구청 직원들이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유발한 노후 경유자동차 단속을 벌이고 있다(왼쪽). 마스크를 쓴 어르신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가운데). 경기도청 앞에 차량2부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김철빈·이성철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숨쉬기조차 어렵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동반한 스모그가 하늘을 뒤덮었다. 14일 경기도는 기상관측 이래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
치를 갈아치우는 등 숨조차 쉬기 어려운 하루였다. ▶관련기사 3면

이틀째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하늘은 잿빛으로 변했고, 도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로 중무장하는 등 온종일 고통에 시달렸다.

경기도를 비롯한 인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날 차량2부제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발령했지만, 중국발 스모그 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오전 8시 이천역사 앞. 얼굴을 목도리로 꽁꽁 싸맨 최모(31)씨는 거듭 기침을 하며 힘겨운 듯 바닥만 내려다 봤다. 이 무렵 이천지역은 미세먼지 농도(PM10)는 149㎍/㎥를 기록했다. 이 수준은 답답함, 숨막힘 등을 체감할 수 있으며, 환경당국은 외출자제를 권고했다.

최씨는 "전날 마스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목도리를 둘렀다"며 "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어 콧물과 기침만 계속 나와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짙은 연무까지 더해져 가시거리가 100m가량에 불과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최모(38·수원)씨는 "스모그 탓에 바로 앞 차량도 보이지 않아 미세먼지가 이정도로 심각할 줄 몰랐다"며 "내일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속편할 듯하다"고 했다.

이날 역사상 처음으로 수원 등 도 남부지역 17개 시군에 오후 3시 기준으로 초미세먼지(PM2.5) 경보가 발효됐다. 초미세먼지 경보는 2시간 이상 150㎍/㎥ 이상일 때 내려진다. 남부권은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54㎍/㎥로 나타났다.

에어코리아가 측정한 이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오후 5시 기준으로 이천 창전동 195㎍/㎥, 화성 우정읍 174㎍/㎥, 평택 송북동 163㎍/㎥, 수원 인계동 151㎍/㎥ 등으로 집계됐다.

최고 수준의 미세먼지 공습에도 시민들은 달랑 마스크 한 장에 의존했다. 오후 3시쯤 수원역 앞을 드나드는 시민 10명 중 8명은 마스크를 쓴 채 찌푸린 얼굴로 걸음을 재촉했다. 눈조차 제대로 뜨기 힘들어하는 시민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박모(42·여·수원)씨는 "약속이 있어 잠시 밖에 나왔다가 들어가는 길인데 목이 너무 칼칼하고 아프다"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미세먼지 저감 조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모(31)씨는 "잇따른 미세먼지 저감조치 시행에도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는 건 막을 수 없다"며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도 전역에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한 경기도는 이날 906개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의 차량 2부제를 시행했다.

/김장선·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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