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기간 중에는 국제크라운마임축제가 연계행사로 진행된다.(사진은 지난해 개최된 마임축제 공연 장면)
열네번째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오는 9월2일부터 한 달간 인천 남구에서 펼쳐진다. 2일 개막식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마을영화제, 미디어월, 숭의 평화축제, 신기시장 문화관광제가 이어진다. 문화두레예술단과 아시아다문화축제, 국제연극제, 마임축제, 마당극, 컬처 페스티벌, 작품전시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여기에 미디어 체험 부스와 사진 영상 공모전, SNS방송 참여하기, 동아리 구성 공연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 미디어와 공동체 회복

미디어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이 자신의 의사나 감정 또는 객관적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수단'이다.

과거에는 신문, 잡지, TV, 라디오 등의 매체를 이용해 정보를 만들어 내는 쪽으로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이후 컴퓨터가 등장한 뒤에는 이메일, 페이스북, 블로그 등으로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변화는 일방적인 정보전달에서 서로 정보와 생각을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1인 미디어시대가 열리면서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손쉽게 교환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언제든 전달하고, 상대방과 의견을 실시간으로 교환하는 '혁명적 소통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숨겨진 정보를 폭발적으로 세상에 알려 공론화할 수도 있고, 파편적으로 흩어진 개인들이 생각을 모아 집단지성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 소식부터 온 나라, 전 세계의 정보들과 지구촌의 생각들을 모아갈 수 있게 됐다.

공동체의 회복을 넘어서 참여 민주주의의 실현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 주안미디어축제의 시작

인천 남구는 14년 전 이런 점에 착안했다.

그리곤 남구를 스마트시대에 어울리는 미디어 공동체로 만들어 가자는데 뜻을 모았다.

대규모 문화교류 행사와 '마을 축제' 한데 담아내는 '주안미디어문화축제'는 이렇게 시작됐다.

주민들은 2003년 문을 연 남구 청소년 미디어문화센터를 중심으로 2004년 첫 축제를 개최했다.

이후 주안영상미디어센터와 인천정보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산업지원센터, 영화공간주안 등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미디어축제는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

올해 열리는 미디어축제의 목표는 '개인과 지역, 글로벌 네트워크의 소통과 참여'다.
' I media city "삶 속으로"'라는 주제 아래 소통과 화합, 나눔과 상생의 미디어도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실무진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남구와 미디어축제의 연계성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자칫 이 행사가 주민과 호흡하지 못한 채, 단순한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고민 때문이었다.

축제기획단 이장열 제작기획팀장은 "남구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녹아든 미디어를 주민 스스로 발견하고 드러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 미추홀의 웅비를 상징하는 퍼레이드

올해 축제는 9월2일 옛시민회관 쉼터에서 개막해, 9월30일 제1회 마을영화제를 끝으로 한 달여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개막식 첫 번째 행사는 앞선 축제와는 달리 주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퍼레이드로 장식된다.

남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도보 행렬이 인천기계공고 운동장을 출발해 1시간 동안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행진의 주제는 '미추홀의 웅비'로 잡았다.

남구가 걸어온 역사를 21개 동별로 만든 깃발과 다양하고 각양각색의 물건들로 표현해 내면서 행진하게 된다. 행진 중간에 다양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행진의 선두는 60년 전통의 인천기계공고 브라스밴드가 이끈다.

● 마을영화제와 남구 사람들 사진전 개최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역 주민이 참여해 만든 마을영화제다.

이를 위해 지난 7월20일 주민 미디어커뮤니티 발대식을 갖고 동별 마을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미디어커뮤니티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일상을 1~3분 이내의 다큐 형식으로 제작 중이다.

21개 동에서 만든 영상은 마을영화 1편로 편집해, 축제 마지막 날인 9월30일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한다. 마을영화 예고편은 축제장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남구 사람'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1000여명의 남구 주민 사진은 옛시민회관 쉼터 한화생명 벽에 미디어 월 방식으로 전시된다.

● 다양한 축제와 경연대회

남구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도 다양한 축제 무대를 마련한다.

먼저 동별 동아리 문화예술팀이 첫날 옛시민회관 쉼터 무대에서 한낮동안 경연을 펼친다.

같은 날 남구여성합창단은 '남구의 빛과 함성'을 노래한다. 록그룹 블랙홀의 축하공연도 그날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9월9일에는 신기시장에서 음식 만들기 경연대회, 16일에는 숭의축구전용구장 에서 미디어장기 대회를 개최한다.

이밖에도 3군데 축제 장소에서 미디어놀이터가 운영된다. AR·VR체험, 드론체험, 미디어기기로 캐리커처하기, 그림이 영상으로 표현되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

● 재미있고, 맛있고, 멋있고, 흥이 나는 축제

이번 축제는 인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9월 한 달 간 매주 토요일을 축제로 즐길 수 있도록 꾸며진다.
임종우 기획단장은 "남구의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지역문화예술진흥에도 도움을 주는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

/사진·자료제공=주안미디어문화축제기획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