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환경연대-인천두루미네트워크-(사)인천환경연구원 토론회 개최
▲12일 인천 남동구 인천YWCA에서 열린 '인천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권전오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안암호 생태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가톨릭 환경연대와 인천두루미네트워크, (사)인천환경연구원은 12일 오전 인천YWCA 1층 회의실에서 ‘인천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재단법인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가 후원한 이 날 토론회는 1부 주제발표와 2부 지정토론. 3부 인천두루미네트워크 회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인천시를 비롯, 강화도시민연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생태교육센터이랑,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인천광역시 환경교육센터, (사)청라를사랑하는사람들. 자연과사람 인천생태공원협회, 인천환경연구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부 주제발표에서는 설택현 강화탐조클럽 회장의 ‘2021년-2022년 인천시조 두루미 개체수 모니터링 및 서식지 현황’, 권전오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안암호의 현황 및 생태적 가치에 대한 고찰’ 등이 이어졌다.

설 회장은 “인천시조 갯벌 두루미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모니터링 보고가 나오고 있다”며 “다만, 동검도와 안암호 습지 등 두루미 서식지를 보호해야 두루미 개체 수가 유지되거나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들어 지난 1월 18일과 2월 17일 두차례 두루미 잠자리를 조사한 결과, 소항산도 남쪽 지점이 주된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영상 분석 등을 통한 정기적이고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간이 식수대를 설치한다면 주 잠자리(소항산도) 왼쪽 경사부 아래쪽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권 선임연구원은 “수도권매립지 내 제4매립 예정지에 조성된 안암호와 제3매립지 일원에 대한 2016년 자연환경조사를 보면, 모두 55종 1만5652개체에 이르는 야생조류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발제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인천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발제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이곳에서는 두루미, 흰꼬리수리, 매,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황새 등 환경부 멸종위기종 1급 6종, 수리부엉이, 큰기러기, 큰고니 등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 9종, 황조롱이, 원앙 등 천연기념물 4종 등 풍부하고 다양한 야생조류가 발견됐다.

권 선임연구원은 “안암호는 인천 내륙에 마지막 남은 대규모 야생생물 서식공간”이라며 “안암호의 수면과 주변의 초지를 함께 보전하고 친환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 자연성이 높은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는 안암호와 주변 초지에 더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호안 개선, 수위 관리, 초지 내 수면 확보 등 생태적 복원사업도 함께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2부 지정토론에는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노형래 글로벌에코투어연구소장, 도혜선 EAAFP사무국 프로그램담당관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박옥희 사무처장은 “인천시는 지난해 발표한 ‘2030 인천 해양친수도시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수도권매립지 내 인공호수인 안암호 일원 해안을 개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안암호의 환경 기반시설과 자연생태자원을 세어도 선착장 지역과 연계해 철새도래지로 지정하고 철새조망대, 조류공원 및 철새 탐조대 등을 설치해 주민생태체험학습 공간을 마련하는 계획을 중심에 놓고 ‘안암호 프롬나드’ 사업과 ‘안암호 선셋로드’ 사업을 수정 보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주희 사무처장은 “두루미 잠자리 무인 도서 보호구역 지정, 드론 촬영 및 소음 등 두루미 위협 행동 금지 안내판 설치, 두루미 민물 식수터 조성, 두루미 탐조 등 생태관광 인증제도 도입 등 다양한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2부 순서로 진행된 지정토론 참여자들이 두루미 보호 및 안암호 생태공원 조성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노형래 소장은 “두루미, 황새, 큰고니, 저어새 등 멸종위기 철새의 안정적인 서식 공간 확보를 위해 안암호 배후습지를 생태공원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려면 안암호를 하루빨리 폐기물 처리 시설 부지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혜선 담당관은 “인천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해서는 멸종위기종 분포를 파악할 수 있는 인천 전역 생태지도를 제작해야 하며, 서식지 보호 방향 설정과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도 더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내 두루미의 서식지 이용 패턴을 고려하면, 인천 뿐 아니라 철원, 파주, 연천 등 이해당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국제두루미재단과 같은 국제기구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서식지의 중요성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3부 인천두루미네트워크 ’2022년 상반기 정기회의‘에서는 인천두루미네트워크 경과보고에 이어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인천 시조 두루미 보호 운동 확산을 위한 사업 계획 등이 논의됐다.

두루미 보호 운동 확산을 위한 사업으로는 △2022-2023 두루미 시민 및 전문가 모니터링 사업 △시민들과 함께하는 인천두루미생태학교 개최 △매년 11월 두루미 환영 행사 개최, 두루미 먹이주기 및 식수터 확보, 두루미 홍보 캠페인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

▲‘인천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