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인천출신 메이저리거 류현진(투수·LA다저스)이 부상을 털고 돌아온다. 오는 8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2014년 10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무려 21개월만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이후 지루한 재활과정을 거쳐,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익힌 뒤 전격 복귀가 결정됐다.

지난 2013년 한국프로야구 출신 투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현지 팬들을 매혹시켰다. 부상 전까지 2년간 시즌 성적은 28승 15패, 평균자책점 3.17이다. 류현진은 국내에서 대전 연고의 한화이글스 선수로만 뛰었기 때문에, 야구팬들조차 그가 인천출신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창영초-동산중·고를 나온 엄연한 인천토박이다.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류현진에게 인천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인천시는 시즌 종료 후 귀국한 류현진을 재빠르게 초청해 체육발전 협약식을 가졌다. 야구 꿈나무재단 설립과 어린이 야구단 후원, 유소년 야구대회 개최, 성인야구 육성지원 등이 주 내용이다. 남동구 아시아경기대회 체육공원 안에 류현진 야구장을 건립하는 약속도 담겨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 지어지는 야구장에서 어린이 야구캠프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러나 현재 땅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진척이 매우 더딘 상태다. 일부에서는 아예 야구장 건립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인천 동구 박문사거리에서 송림로타리까지 동산고 주변 1.2km 도로변에 류현진 야구거리가 조성중이다. 동구청이 총 15억 원을 투입한다. 류현진 싸인 동판 10개가 도로 곳곳에 깔린다. 하지만 야구체험관 건립 등 2차 컨텐츠사업은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다. 주변지역이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맞물려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부상 없이 잘나가는 상황이었다면 과연 이런 사유들이 걸림돌로 작용했을까. 부상공백이 실감나는 대목들이다. 무슨 이유에서든 류현진 기념사업들은 흐지부지 되어서는 곤란하다. 류현진은 인천을 빛내는 인물이다. 신뢰의 문제다.

류현진 복귀전은 상대팀 타자들보다 자신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다. 선수생활을 오래 이어가야 할 류현진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게 우선이다. 오늘은 24절기중 본격적인 더위가 본격 시작된다는 소서(小暑)다. 무더위를 식혀줄 류현진의 시원시원한 투구가 기대된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