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인천시의회 후반기 의장 자리를 두고 4명의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노경수(중구 1·3선) 의장, 박승희(서구 4·3선) 제1부의장, 신영은(남동 2·4선) 의원, 제갈원영(연수 3·재선) 의원(현직·다선순)이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이들은 각자의 포부와 장점을 내세워 의원들의 표심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2년간 시의회를 이끌어 갈 후반기 의장은 오는 24일 제233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의원 35명의 교황식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선거에 앞서 의장 후보들의 다짐과 후반기 의정활동 구상을 들어봤다.

"힘있고 경쟁력 있는 의회 만들 것"
노경수 전반기 의장 (중구 1·3選)

▲ 노경수


"인천시의회가 인천시 집행부의 거수기라면 무슨 존재 가치가 있겠습니까. 힘 있고 경쟁력 있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대 시의회 전반기를 책임졌던 노경수 의장은 2일 인터뷰를 통해 후반기를 '힘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2년간 의장으로서의 경험을 허투루 만들어선 안 된다는 의미의 발언이었다. 시의회 본연의 임무인 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시의회 전·후반기 의장을 한 사람이 맡는 건 인천에선 없었던 일이다. 주로 노 의장의 후반기 의장 출마에 반대하는 의견들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노 의장은 인천과 경기도, 경상남도를 제외한 다른 광역의회에서는 사례가 있다고 반박한다. 이와 함께 전반기 의장 경험이 장점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경수라는 제 브랜드는 강력한 편입니다. 칭찬하고 따갑게 질타하는 모습이 몸에 배어 있지요. 전반기 의장에 최선을 다했지만 옷이 딱 맞진 않았어요. 이제 무르익는 단계인데 의장이 바뀌면 다시 연습게임을 하자는 말이나 다름없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장처럼 의장임기도 4년으로 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봅니다."

노 의장은 공약으로 '보좌관제 도입'을 내세우고 있다. 시 예산과 시교육청, 산하기관을 합하면 시의회가 감시해야 하는 예산 규모는 13조 원 정도에 이른다. 의원 1명이 3500억 원을 맡아 감시하는 셈이다. 반면 국회의원은 1인당 1조3000억 원 정도를 다루면서 인턴까지 총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다.

"의원 한 명이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현장도 가야하고 질의해야하고, 민원도 챙겨야합니다. 국회의원이랑 비교하면 보좌진 3명은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반기 의장이 된다면 꼭 만들어 가겠습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견제와 대안 제시 균형 맞춰야"
박승희 전반기 1부의장 (서구 4·3選)

▲ 박승희


박승희 제1부의장은 구의원 3선, 시의원 3선을 거친 관록의 정치인이다. 제2대 서구의원을 시작으로 제7대 시의원에 이르기까지, 그의 정치인생인 지방자치시대에 정확히 걸쳐있다.

"그동안의 의정경험과 역량을 발휘해야죠.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이 의장으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출마했습니다."

박 부의장은 시의회를 '정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의회와 시 집행부가 견제와 감시, 협의를 통해 균형있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를 위해 현재 진행되는 각종 특별위원회 활동을 확대해 시 집행부 견제에 힘을 쏟고,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의회와 시 집행부는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습니다. 전문성을 갖고 견제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의정활동을 해야 합니다.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서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선 소통에도 힘써야지요.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데 누가 이견이 있겠습니까."

박 부의장은 인천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맞춘 안전한 인천 만들기, 교육환경 조성 등을 꼽았다.

"경제가 우선입니다.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중국이 한국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지요. 2호선 개통에 따라 안전한 인천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요. 100년 뒤를 내다보는 교육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박 부의장은 후반기 의장에 오르면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정을 이끌겠다고 했다. 언제나 대화 채널을 마련해 두고, 여야를 떠나 각을 세우기보다 협상과 타협을 중시할 예정이다. 또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하나로 보좌관제 도입을 지목하고 있다.

/박진영·이순민 기자 erhist@incheonilbo.com

"재정해결·시정발전 여야 따로 없어"
신영은 의원 (남동 2·4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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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은


"함께하는 화합의 정치를 펼쳐야 합니다. 재정문제 해결과 시정 발전에 여야가 따로 없지요."

신영은 의원은 4선으로 시의회에서 최다선의원이다. 정치권에서는 다선 의원일 수록 '어른'으로 분류된다. 그만한 온화한 성품과 소통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 의원은 의장 혼자 시의회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다른 의원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게 의장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어느 한둘, 몇 사람만의 시의회가 아닙니다. 여야 따로 없이 의원 본연의 임무인 견제와 협력에 최선을 다해야지요."

신 의원은 시 집행부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시가 재정난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야당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했다.

"유 시장이 잠을 못잤을 거예요. 부채는 많고 팔 건 없고. 서민경제는 다 망가져서 난감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건설 예산 편성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죠. 너무 긴축을 강조하다보니 서민경제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시가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전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야당도 항상 같이 가야해요. 다수당이라고 일방적으로 하면 안됩니다. 항상 소통하고 타협해야죠."

신 의원은 이번 의장선거에 나선 후보들에게 섭섭한 마음도 내비쳤다. 최다선의원에 대한 배려와 협의, 소통, 양보가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평소에 동료의원의 마음을 끌기 위해 2년간 열심히 노력했지요. 그런데 일부 후보의 행보가 안타깝습니다. 두 번 연속 의장을 하거나, 의장선거에 안나간다고 했다가 나온다던가, 시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일부 후보는 제 표가 없다고 하는데요. 의원들 모두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고 있을겁니다. 저는 충분히 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진영·이순민 기자 erhist@incheonilbo.com

"상임위 중심으로 돌려놓겠다"
제갈원영 의원 (연수 3·再選)

▲ 제갈원영

"독단과 파행으로 운영되는 시의회를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돌려놓겠습니다. 의장으로서 당당하고 품위 있게 시의회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의정활동 지원에 힘쓰겠습니다."

제갈원영 의원의 일갈은 매서웠다. 제갈 의원은 6·7대 의원을 지낸 재선의원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에 비해 선수가 낮은 편이지만, 원리·원칙주의자로서 강직한 품성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반기 시의회는 소통이 부족했습니다. 우호자매도시 의원들이 인천을 방문했는데, 저는 연락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누가 오고 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례만 봐도 편파와 불통 속에서 시의회가 운영됐다는 걸 알 수 있죠."

제갈 의원은 후반기 의장에 오르면 무엇보다 상임위를 존중하는 의회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보다 사안을 심층적으로 전문성 있게 다루는 상임위가 보다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의원들이 지방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을 하나씩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제갈 의원에 대한 주된 비판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친분 관계에서 비롯된다. 시의회가 자칫 시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하진 않겠느냐는 것이다. "친구사이라는 비판이 있죠.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집행부 견제는 의원들이 합니다. 그 견제를 돕는 게 의장이고요. 만약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의장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거겠죠.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큽니다."

제갈 의원은 마지막으로 합리적인 시의회 운영을 강조했다. 또 어느 누구와도 소통하고 협의하는 자세로 의장직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소수였던 6대 시의회에서는 의장들이 무슨 일이 생길 때 마다 여야를 모두 불러 대화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할 겁니다. 정책적인 대립이 있을 순 있지만 누구보다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