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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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의 꽃게 씨가 마르고 있다. 해가 갈수록 꽃게 어획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인천의 최근 꽃게 어획량을 보면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13년 9984t에서 2014년 9499t으로 약간 줄었다가, 지난해 6721t으로 확 떨어졌다.

올 봄어기(4~6월)중 4월 한달간 꽃게 어획량은 17만1024kg이다. 전년도 76만6353kg보다 무려 77.7%나 급감했다. 가격이 오르는건 당연한 일이다. 1kg당 경매가격이 4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예년 2만500원선에 비하면 무척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꽃게가 많이 잡히는 연평도나 공판장이 있는 연안부두 주변 음식점에서는 꽃게를 찾는 손님이 드물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인들은 오히려 손님들이 꽃게를 찾을까 조바심을 내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꽃게가 사라지는 이유는 뭘까. 우선 어민들은 중국 어선의 싹쓸이 불법조업을 꼽고 있다. 해마다 200~300여척의 중국어선들이 우리 해역을 침입해 불법 조업을 일삼는 바람에 꽃게 씨가 마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어민들은 정부가 중국 불법 어선을 제대로 퇴치하지 못해 꽃게 씨를 말리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중국 어선들이 얼마전부터 강화도 앞까지 진출하는 것도 연평도 주변 어장이 이미 황폐화 된 증거라는 논리도 펴고 있다.

정부기관의 시각은 좀 다르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작년 조사결과 알에서 부화해 물속을 떠다니는 꽃게 유생 분포 밀도가 1000m³당 783개체로 비교적 낮고, 더디게 오르는 수온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북방한계선 주변 수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가 차츰 감소하는 추세이므로, 이들이 꽃게 어획량 감소에는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다는 분석이다.

어느쪽 주장이 옳든 대책마련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어민들은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꽃게 감소의 원인이라고 보고 정부차원의 피해보상을 호소하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인천시도 불법조업에 따른 피해액 계량화가 어려워 현실적 지원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래저래 올 봄에는 살이 탱탱히 오른 꽃게맛 보기가 힘들 것 같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