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월미도가 뜨고 있다. 월미도는 예전 부터 인천 관광 1번지 였다. 수도권에서 바다와 낙조를 조망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다. 월미도는 반달의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인천역에서 서쪽으로 1㎞ 거리에 있는 섬이었으나, 1920년대 초 돌축대를 쌓아 내륙과 연결됐다.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 설문조사에서는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월미도는 지난달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4500명이 치맥파티를 벌여 국내·외에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 신화통신과 TV 등 15개 매체는 지난 15일 월미도를 다시 찾아 치맥파티 현장과 주변의 차이나타운 등을 취재하고 돌아갔다. 월미도가 중국에 알려지는 확실한 모티브가 된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2016 관광특구 활성화 사업에 '응답하라 1950 인천상륙작전 프로젝트'가 선정돼 국비 6억2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인천 중구는 지방비를 보태 인천상륙작전 주 무대였던 월미도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하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월미도에 케이블카를 설치 할 계획이다. 오는 2019년까지 213억원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이민사박물관에서 산 꼭대기까지 550m 길이의 케이블카를 놓고, 전망타워도 세우기로 했다.

모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월미도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탈바꿈 할 수 있다. 최근 수인선 개통으로 월미도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우선 월미산의 산림훼손을 우려하는 시각이다. 월미산은 6·25 전쟁 이후 50년간 민간인 출입을 제한해 숲이 잘 보존돼 있다. 산림훼손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는 8월 개통하는 월미모노레일과 사업성 중복 논란도 있다. 지난 19일 열린 월미케이블카 조성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주민들은 '월미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이 서로 경쟁하면 한쪽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면밀한 사업성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10년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구엘공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공원은 형형색색 모자이크로 장식한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중해와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입지는 월미도와 많이 닮았다. 야트막한 야산에 불과하던 땅이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영감이 더해져 세계적인 공원으로 탄생한 셈이다. 우리도 지혜를 모으면 월미도가 구엘공원을 능가하지 말란 법은 없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