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2일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된 배재욱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당 차원에서 변호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중이다.

 찬성론은 그가 비록 개인비리로 구속되긴 했지만, 현재 검찰이 대선자금 문제와 직결된 「세풍(稅風)사건」과의 관련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차원에서 변호를 해줘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검찰이 「총풍(銃風)사건」 피의자이자, 배 전비서관의 개인비리를 중개한 한성기씨를 수시로 불러 배 전비서관과 이회창 총재의 동생 회성씨의 세풍사건 배후 여부를 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극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배 전비서관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폭로했던 「DJ비자금」 관련 자료를 한나라당측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져 「시련」을 당한 인물인 만큼, 이번 기회에 당으로서도 뭔가 「성의표시」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총풍사건 피의자 3인에 대한 당 변호인단의 한 의원은 『아직까지 가족의 의뢰도 없었고, 당 차원에서 공식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당 변호인단을 구성해 만나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배 전비서관의 경우 개인비리로 구속된데다, 한나라당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의 다른 의원은 『총풍사건의 경우에는 우리 당이 직접 연관됐다고 주장하고 고문조작 의혹이 있었기 때문에 당 인권위 차원에서 개입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검찰이 세풍사건 뿐아니라, 총풍사건에 대한 배 비서관의 관련 여부를 캔다면 그 때에는 당 차원의 변호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