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항·항만 품은 '수도권 관문' 위상 제고 목표
현금 50억·현물 450억 자본 출자…12개 사업 계획
생산·고용·소득·부가가치 유발 효과 등 긍정 전망
설치 마무리 단계…도개공 '재분리' 명분 마련 숙제
▲ 지난 12일 중국 화장품 기업 '누 스킨(NU SKIN)'의 인센티브 관광단 8000여명을 태운 14만t급 크루즈가 송도 신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관광공사 설립은 민선 6기 인천시가 내놓은 화두 중 하나다. 시는 최근 급증하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수요에 맞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인천이 국제공항과 항만을 품에 안고 수도권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도 정작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관광정책을 확실히 추진하기 위한 핵심기관으로 관광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공사는 설립된 후 관광자원 개발·운영, 교육·연구·컨설팅, 마케팅 등 관광 관련 사업에 매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수익형 사업 4건에서 실제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한데다, 시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도 매년 200억~300억원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때문에 관광공사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500억원에 96명 규모로 출범

관광공사는 설립자본금 현금 50억원과 현물 450억원을 시로부터 출자 받아 출범할 계획이다. 현물은 인천 중구에 위치한 하버파크호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호텔은 도시공사가 소유하고 있다. 조직 및 인력 규모는 1본부 3처 1실 1단 13팀 등 96명 수준이다.

관광공사가 운영하게 될 사업은 총 17건 정도다. 관광자원 개발 및 운영 사업으로는 하버파크호텔 운영 및 숙박시설·시티투어버스·면세점 등 개발 및 운영, 송도컨벤시아 등 국제회의시설 운영, 복합환승센터 운영, 개항창조도시 조성사업 운영 등이 있다.

관광콘텐츠 사업으로는 관광콘텐츠 창작소·스토리텔링 센터 등 운영, 펜타포트 음악축제 등 지역 축제 발굴 및 개최가, 도시마케팅 사업으로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 마이스(MICE)·의료·환승·크루즈 등 특수목적 관광객 유치 마케팅 등이 꼽힌다. 이 밖에도 관광 전문가 양성사업과 상품·자원개발 등 컨설팅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설립 효과는

시는 관광공사가 설립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생산유발효과 8735억원, 고용유발효과 1만6050명, 소득유발효과 2393억2500만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786억원 등으로 분석됐다.

단순 경제적 수치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을 평가하는 정성적 효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도시마케팅 추진, 청년 일자리 창출, 관광전문인력 배출, 신산업 성장기회 제공 등이 있다.

관광공사 설립이 시민에게도 상당한 기대를 주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시가 인천시만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광공사 설립으로 지역관광 활성화(긍정 65%·부정 4.8%), 문화향유기회(긍정 58%·부정 5.8%), 인천시민 자긍심 고취(긍정 61.8%·부정 8.2%) 등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관광공사 운영이 흑자를 거둘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시는 내년까지 적자를 본 뒤 내후년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공사 설리 ㅂ후 2016년 -5억300만원, 2017년 45억5200만원, 2018년 51억3700만원, 2019년 58억5000만원, 2020년 63억9800만원의 수지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설립 마무리 단계

▲ 지난 2월 인천시청에서 개최된 인천관광공사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 보고회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관광공사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관광공사 설치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시가 인천시의회에 조례안과 출자동의안을 부의한 상태다. '인천관광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과 '2015년도 인천관광공사 설립에 대한 출자동의안'이다. 이와 함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예산안 수정)을 통해 공사 설립에 필요한 현금 104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는 그동안 타당성 검토용역, 공청회,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왔다. 협의과정에서 정부는 관광공사 설립에 대한 의견을 시에 전달해 왔다.

하지만 인천도시개발공사와 관광공사가 통합해 인천도시공사로 합쳐진지 2년 6개월 만에 다시 분리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정부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면밀하게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시는 통합 이후 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이 오히려 상승했고, 관광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를 관광공사 설립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인천공항을 지닌 지리적 장점과 근대 지정학적 강점과 근대 개항장·강화도 등 우수한 관광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공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또 관광공사가 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 의료관광재단, 국제교류재단 등 3개 기관이 통합하는 형태라 인력 및 경상경비 감축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원 기준 인원은 122명에서 96명으로 26명 줄고, 경상경비 중 인건비·판매비·관리비는 114억7100만원에서 101억8300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