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님.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시장 후보님.

두 후보님을 눈여겨보고 있는 정치부 막내 기자가 인사드립니다.

다음달 4일까지 발이 부르트도록 뛰시느라 바쁘시겠지만, 잠시 못난 글을 읽는 여유를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두 후보님은 지난 19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시장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셨지요.

저는 토론회 내내 두 분의 말을 받아 적었습니다.

원고지로 따져보니 131매나 됩니다.

저는 토론회가 끝나고 기사를 쓰기 위해 급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신문기자들은 빠르면 오후 6시, 늦으면 8시까지 기사를 송고해야 합니다.

후보님의 말을 정리하고, 사안에 따라 분류하고, 전체 기사의 틀을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니 마음만 급해졌지요.

그런데 막상 기사를 쓰자니 상대를 공격하는 날선 말을 빼면 떠오르는 것이 없더군요.

두 분이 서로를 공격했던 말을 뽑아 보겠습니다.

과거 송 후보께서 시장 자격으로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유 후보의 안전행정부 장관 사무실을 방문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를 논박했던 부분입니다.

유 후보님은 "송 시장이 장관실에 한 번도 안왔다"고, 송 후보님은 "롯데호텔에서 식사했는데 음식점 영수증을 찾아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만 대다수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와 언제 식사했는지도 궁금해 하지 않습니다.

두 후보님의 식사 여부는 더욱 관심 밖입니다.

두 후보님 답지 않은 동문서답도 있었습니다.

기호일보 한동식 부장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 질문하셨지요.

유 후보님은 "송 후보가 수없이 찾아왔다는 데 거짓말하면 안된다"며 "도시재생추진본부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추진하면 된다.

루원시티가 멈춘 까닭은 시 정부의 무능 때문이다"고 답하셨습니다.

재원은 사라지고 조직 체계와 비판이 남았습니다.

송 후보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신문의 남창섭 부장이 "지난 4년간 지역 현안이 진행된 것이 없다.

인천홀대론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능력 부족인가"라고 질문하셨습니다.

송 후보님은 인천홀대론에 대해 답하기보다 인천이 스스로 하나씩 극복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시장을 역임하며 그동안 잘했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셨겠지요.

답변 중간 중간에는 "유 후보는 과거 검단을 김포에 편입하려는 추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인천이 이에 싸워 이겼다"며 "송영길 잘한다고 인천에 국정평가 1등을 준 부분도 유 후보에게 감사드린다"고 하셨습니다.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이 답변과 인천홀대론과의 연관성을 잘 모르겠습니다.

첫 6·4 지방선거 시장후보 토론회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두 분은 무엇을 보여주셨는지요.

아마 두 분의 사이가 참 안 좋다는 점은 모두에게 확실히 각인됐겠지요.

이제 정책을 보여 주셔야겠습니다.

다음 토론회는 인천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두 분 모두 건승하세요.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