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연말에 총재회담을 열어 과거 정치의 잘못된 부분을 털어버리고 새천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자는 것이 여권의 생각이었으나 선거법 처리 무산 등 여러 암초들로 인해 연내 총재회담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박준영대변인은 『소모적인 갈등의 정쟁을 종식하고 새로운 미래에 대비하는 생산적 정치를 위해 총재회담이 필요하고 언제든지 총재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 총재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총재회담 성사를 위해) 여야간 충분한 검토와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총재회담 일정과 논의내용 등에 대한 여야간 사전 조율 필요성을 지적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신년초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정국의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여야 총재회담이라면 나쁠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은 『총재회담은 자주 하는 것이 좋다』면서 『연말이든 연초든 (어느때나) 바람직하다』고 환영했다.
이 대행은 그러나 『김 대통령의 당적이탈 주장 등 야당의 (대여)전략을 총재회담에 이용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박상천총무도 『새천년을 맞아 더욱 생산적인 정치를 해야 할 시점에서 나온 적절한 판단으로 평가한다』며 반겼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조건없는 총재회담」을 하자면서도 굳이 연말을 넘겨 연초에 하자는데 대해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총재가 여권의 연말 개최 제안에 따르지 않고 굳이 연초 개최로 바꾼 것은 총재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림수와 함께 「조건없는」이라는 표현속에 더욱 까다로운 조건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조건없는 총재회담이라면 굳이 연말을 넘겨 연초에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선거법 처리, 언론문건 국정조사 등 표면적인 이유외에 내년에 해야 할 숨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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