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옥선 수원 구운동 탑골 순대국 대표
김옥선(51)
"다들 올리는데 나까지 올리면 여기 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생활물가가 치솟는 요즘, 옛가격을 고수하며 훈훈한 정(情)을 나누는 음식점 주인이 있다. 주인공은 수원 권선구 구운동에서 7년째 '탑골 순대국' 식당을 운영하는 김옥선(51·여)씨.

김씨는 7년 전 3천원으로 시작했던 순대국밥 옛가격을 지금도 고수하고 있다. 7년째 단골로 찾아오는 서민손님들을 위해서다.

김씨는 "몸은 고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먹고가는 단골들을 위해 오늘도 장을 직접본다"고 말한다.

김씨의 음식점에서 내놓는 것은 3천원짜리 순대국밥이지만 맛은 5천원짜리 순대국밥과 비교가 안될 정도다.

노력도 대단하다. 신선한 재료를 고르기 위해 매일새벽 서울 마장동으로 장을 보러간다. 또 화학 조미료로 맛을 내는 대신 직접 우린 사골 국물에 큼직하게 썰어 넣은 '병천순대'와 허파 등 돼지내장과 머리고기도 풍성하게 그릇에 담는다.

김씨는 가격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물가 올랐다고 값싼 재료로 바꾸면 손님들이 금방 알걸, 한 푼 안 남는다 해도 7년째 지켜온 맛을 바꿀 순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60세이상 동네 어르신들과 택시기사 등에게 할인도 서슴치 않는다. 어려운 이들에게는 싸게 판다는 생각에서 소주한병에 2천원, 1천원에도 판다.

김씨는 "다들 어렵게 사는데 고되게 일하고 술 한 잔 하는 맛이라도 있어야지"하며 고객의 처지를 더 생각해주며 미소를 머금는다.

'그렇게 싸게 팔아 남는 게 있냐'는 손님들의 기분좋은 핀잔도 듣는다는 김씨는 그때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주니 적자는 안난다"며"순대국 팔아 집도 사고 두 딸을 대학 공부까지 시켰어"라며 자랑까지 한다.

순대국밥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는 김씨는 "한결같은 순대국밥으로 서민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해 잠시나마 고물가에 힘든 고객에게 훈훈한 정을 나눠주고 있다.
 
/김영래기자 (블로그)y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