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장
요즘 인천사회의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이다. 보도를 통해서나 만나 보는 지인들의 대화에서 앞으로 치러질 세계적 행사를 보는 시각은 마냥 들떠 있는 자축 분위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그들 모두가 인천의 미래 지향적 향수(享受)일 뿐 작금의 경제적 생활상에 만족한다거나 긍정적 분위기만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여운을 남긴다. 이 정권의 실정(失政)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시민들로부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자조적(自嘲的)인 냉소도 적지 않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어찌하랴. 국정의 난맥으로 실업자를 양산하고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온 결과가 현실인 것을….
그나마 경기침체의 끝자락에서 인천 시민이 한가닥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인천세계도시엑스포'다. 물론 '2014년 아시안게임'이 지구촌의 축제라면 명품도시를 가꿔 세계적 경쟁도시로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경제적 실리면에서 거는 기대 또한 크다고 할 것이다.
도시엑스포의 경제적 효과를 예측한 결과, 생산 유발효과 2조4천800억원, 고용 유발효과 3만2천여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1천900억원이다. 천문학적인 이 숫자는 분명 인천시민에겐 상상만해도 축복받을 절호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엑스포(Expo)란 그 의미 자체만으로는 실속을 찾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업그레이드한 2009 인천세계도시엑스포의 성공 공략 대상은 '도시'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명품도시로서의 내실과 규모가 국제적 수준으로 브랜드를 높이는 것이 첫 과제다. 그러나 지금 인천에는 외국인을 맞을 숙박시설과 관광단지 조성, 여행업체 등 관광 인프라가 열악한 현실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제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과 파라다이스호텔 등 3개 특급호텔이 고작이지만 그나마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기에는 공간 규모가 역부족이다. 관광단지라고는 마니산과 서포리, 월미도 등 4곳에 9㎢의 면적이지만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은 99년 지정후 손을 놓고 있다. 여행업체만 하더라도 국·내외업체를 합쳐 150개에 불과해 부산 877개, 대구 453개, 대전 419, 광주 296개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기반시설이 튼튼하지 못하면 실속없는 행사로 그칠 공산이 크다는 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명품도시 조성과 함께 국제 비즈니스의 메카로 떠오를 때 인천시의 궁극적 목적인 해외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2년4개월 동안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각종 사업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예단하기에는 아직 미지수다.
엑스포가 개최되는 2009년에 완공예정인 인천대교(총연장 12㎞)는 국내 최장 교량이며 세계적으로도 다섯번째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개최시기에 맞춰 준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용을 자랑할 151층 인천타워도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고 있을 뿐이다. 명품도시 지향이 엑스포의 최대 공략 대상이지만 곳곳에 복병이 숨어 있다.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개발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그 이면에는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문제다. 구도심재생사업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앞세워 사업구상 발표와 함께 사업이 전개되면서 빚어지고 있는 이권에 얽힌 집단민원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할 문제다. 이미 고용기회를 잃고 있는 구도심 지역은 엑스포를 맞아 새로운 도시형태를 보이기에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 세계적 추세는 '국가'라는 장벽보다 '도시' 그 자체의 경쟁력이 우선이며 상품이라는 점에서 명품도시 인천의 브랜드를 높여야 한다. 문화축제도 지역단위 이벤트 행사보다는 대표축제로 육성해 문화 컨텐츠로 특화해야 할 것이고 고유 역사와 미래도시 틀을 조성하는 일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고 일반시민에게 엑스포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인천세계도시엑스포가 집안잔치라는 졸작의 우려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페어가 성공의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