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섭 (사)인천문화발전연구원장
송도 LNG 기지는 군사기지도 아니고 세칭 '위험기지'라는 수근거림이 떠돈다.
지난 90년 안전성을 이유로 시민들의 반발이 크자 10만㎘ 용량의 가스탱크 3기만 건설하겠다고 공개 약속했던 한국가스공사가 10여년동안 슬금슬금 지금까지 18기를 세웠고, 현재 2기를 더 세우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다. 2009년 6월말 준공이 되면 송도 LNG 기지는 288만㎘ 국내 최대 용량의 가스저장시설을 갖게 된다고 한다.
국내 최대 LNG 기지가 위험기지라면 이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2005년부터 가스가 누출되었는데 지금까지 원인규명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 한심스러운 일은 누출사고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마저 돌고 있다.
참으로 몸서리 쳐지는 일이 안인가?
건설 된지 몇 년도 되지 않은 위험시설물에 이상이 생겼는데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쉬쉬해 왔다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가스기지를 끼고 살아야 하는 인천시민으로서는 정말 심각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84년도에 멕시코에서, 94년도엔 서울 마포에서 가스폭발사고가 있었다.
별로 큰 규모가 아니었는데도 맥시코에선 2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10만여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당시에도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있었다.
지금 한국가스공사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시민단체를 비롯해서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로비(?)하기에 몹시 바쁜가 보다.
이런 일은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려해서는 결코 안 될 터인데도 말이다. 마치 가스통을 옆구리에 끼고 불안에 떨며 곁눈질과 귀동냥으로 위험정도를 가늠하듯이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천시민으로서는 실로 오싹할 공포가 일어나는 나날인데도….
더 큰 문제는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던 공사가 가스누출사고를 은폐하면서 정작 본사는 대구광역시로 옮긴다고 한다. 위험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진 저 남쪽 대구로 말이다.
찜찜하고 으스스한 것은 인천에 두고 귀하신 몸(본사)은 대구로 가겠다는 뜻인가. 이게 도대체 무슨 해괴한 짓인가?
260만 인천시민 쯤은 그야말로 안중에도 없다는 작태가 아닌가?
진정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한국가스공사는 본사를 인천LNG 기지 옆으로 옮겨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본사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우리 인천시민들과 한데 어우러져 살 때 인천시민들은 안심하고 살게 될 것이다.
중앙정부도 그렇고 시 정부도 그렇고 모두들 인천시민을 마치 버린 자식 보듯이 홀대해도 되는 것인가? 지역구를 인천에 두고 있는 정치인들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여 잘못된 결정이 있었다면 바로잡아 인천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260만 인천시민들은 믿을 상대도 없고 스스로 자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날 것이다.
중앙정부와 시정부, 국회와 한국가스공사 등, 모든 관련 당사자들은 인천시민들의 폭발직전 분노를 서둘러 살펴 속히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
시민의 분노가 터진 후에 사후수습 한답시고 또 번드레한 말장난이나 하면서 시간 끌지 말아야 한다.
/박한섭 (사)인천문화발전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