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내내 내린눈은
내밭네밭 경계를 묻고
온 들녘을
곱디곱디 흰 융단을 깔아 놓았습니다

한발 한발 살포시 걷는 발자욱은
벌써 동심으로 돌아가
내 발자욱을 남기지만
깊어지지 않은 발자욱에 연먹은 흔적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힐끗힐끗 고개를 돌려 아이들의 노니는 모습에
은근슬쩍 묻고 싶어 애써 보지만
순간 움켜 집었던 눈덩이가
마냥 시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활짝 가슴을 열어 한줌 흰눈을 집어
내가슴에 담고 싶습니다
영원히
녹지않은 희디흰 눈으로…
/김찬배 한국전통예술진흥회 인천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