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본보 경기판 1면을 장식한 수원 YWCA 이야기는 자못 충격적이다. YWCA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과 비중이 각별하기에 더욱 그렇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 수원 YWCA에서 비롯된 문제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수원 YWCA 측의 무리한 회관건립 추진이다. 수원 YWCA는 부지를 확보한 뒤 회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건축비 35억원을 후원금 등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YWCA 스스로 인정했듯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YWCA는 회관 건립을 무리하게 강행, 급기야 무리수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둘째, 수원시의 '꼼수'다. 수원시가 YWCA를 돕고 싶다면 정당하게 내놓고 도우면 된다. 하지만 수원시는 무슨 지역복지센터를 건립한다는 등 구실을 내세워 국비 10억원을 따냈다. 수원 YWCA의 무리수가 수원시의 무리로 이어진 셈이다.
셋째, 무리한 사업 추진은 결국 권력에 기대는 양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YWCA는 이미 우리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 돼있다. 전국 곳곳의 방대한 조직과 인력, 자본의 힘은 여느 시민사회단체와 비견할 바가 못된다. 때문에 수원 YWCA는 자체 의지와 관계없이 그 영향력을 앞세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고 본다.
정황이 이렇다고 볼 때 수원 YWCA는 목적을 위해, 또는 당위성을 앞세워 옳지 않은 방법을 택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수원 YWCA는 시민단체들의 요구대로 회관 신축 과정 및 예산 등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수원시 역시 행자부 관계자의 말대로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개별단체에 대한 지원"이라면 이를 즉각 반납해야 한다.
YWCA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을 자기삶에 실천함으로써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이 이뤄지는 세상을 건설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수원 YWCA는 이번 일이 진정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에 입각한 것인지, 진정 정의로운 것인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무리하게 짓는 회관이 자칫 바벨탑이 될 수도 있다는 어느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