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학생폭력 사건이 1천여 건에 이르는 것은 큰 충격이다. 교내에서 학생들 간의 폭력사건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을 근절키 위해 각종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줄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어 걱정이다. 이는 일선 학교의 폭력예방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으로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학교폭력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은 가정과 사회에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폭력신고를 받고도 미봉책으로 일관해온 학교와 교사들의 책임이 더 크다 하겠다. 폭력사태가 발생해도 학교나 교사들의 미온적인 대응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도내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은 모두 1천153건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교내 폭력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545명에 대해 교내봉사활동, 235명이 사회봉사활동, 142명 특별교육, 227명에 대해서는 주의 등 기타조치를 취하고 퇴학은 4명 뿐이었다. 흉포화 되어가는 학생폭력에 비해 처벌은 무디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학교폭력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학교 폭력조직인 일진회가 각급 학교로 침투하면서 그 실상이 알려지고 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얼마 안 된다. 그래서 당국은 청소년보호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학교폭력을 근절키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폭력은 오히려 낮은 학급, 여학생들 사이에서 늘고 있다는데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 21일 인터넷에 공개되어 파문을 일으킨 안산 A중학교 여중생 집단폭행 동영상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1999년 4.4% 이던 여학생 폭력이 올해 13.9% 늘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학생폭력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가정과 학교, 사회 모두의 책임이 크다. 학생들이 폭력사건을 신고해도 학교당국은 사회에 알려질까봐 쉬쉬하고 솜방망이로 처벌하기 일쑤다. 학교폭력을 근절키 위해서는 엄격한 법적용 못지 않게 유해환경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책임의식의 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