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시영(柴榮)은 중국 5대 후주(後周)의 황제였다. 그는 중원의 경제를 회복시켜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었고, 5대 10국 중 유일한 맹주로 북송이 중원을 통일하는데 기초를 제공하였다. 야율완(耶律阮)은 요(遼)나라 제5대 황제이다. 태종이 후진을 칠 때, 남경을 점령하고 황제가 되었다.
완언옹(完彦雍)은 금나라 제5대 황제이다. 전쟁을 중지하였으며 도를 중시하고 소박하여 비단 용포도 입지 않았다. 그를 일러 백성들은 '작은 요 임금, 순 임금'이라 불렀다. 주후총(朱厚悤)은 명(明)나라 제11대 황제이다. 즉위 초 백성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었으나 '대례의사건(大禮議事件)' 후 정치가 어지러워져 농민들이 봉기하였다. 단약에 중독사했다.
중국의 역대 황제 몇 사람을 굳이 소개하는 것은 그들의 묘호(廟號)가 조선 제4대 이도 대왕의 묘호와 같은 '세종(世宗)'이기 때문이다. 최근세의 청나라 왕 '애신각라(愛新覺羅) 윤진'까지 합치면 한중에 '세종'이라 불리는 왕이 무려 6명이나 된다. 원래 묘호란 중국에서 황제의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칭호로 사후에 추증했던 것이다. 보통 조(祖)ㆍ종(宗)을 붙여 세조, 고종 등과 같이 표현했다.그런데 비정상적인 방송 개혁에 앞장서야 제격인 방송계 출신 모 국회의원이 생뚱맞게 국민적 공감을 얻어 세계에 통용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약칭 ICN)'이란 명칭을 '세종' 자를 넣어 바꾸자고 견강부회하고 있어 안타깝다.
역사가 일천한 미국이나 문화 우월주의 국가인 프랑스, 이태리가 아니면 공항 명칭에 역사적 인명을 사용한 예도 없거니와, 거두절미하고 '중국식 묘호'만을 뽑아 써 괜한 역사적 오해를 살 일도 없다 싶다. '대왕'과 '정음'의 위대함과 우수성을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세계에 알리자면 방안을 달리 모색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