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내가 사랑할 때
영원히 라는 말은 쓰지 말자
죽도록 이란 맹세도 하지 말자

다만
첫 키스와 같은 피 끓는 간절함으로
마주보는 동안 모든 것을 주기로 하자

행여
미치도록 빠지거나 지독하게 그리울 땐
가차없이 버리기로 하자

적당히 미련을 남겨두면서
상처받지 않을 만큼, 책임지지 않을 만큼
그렇게만 사랑하자

가을은 짧다
/김종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