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택지를 개발·공급하면서 막대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토공의 일부 직원이나 가족들이 공사소유 미분양 택지까지 구입한 것으로 밝혀져 자구책이었다는 토공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토공이 경기도에서 택지를 개발하면서 땅값에서 개발이익을 챙겼다면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말을 들어도 할말이 별로 없을 것 같다.
한국토지공사가 국회건설교통위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토공은 성남 판교지구에 택지로 조성한 151만4천평을 평당 136만3천원에 매입한 뒤 평당 812만7천원에 공급해 무려 1조241억원을 벌었다. 또 화성 동탄지구 개발을 위해 조성한 262만4천평을 평당 40만5천원에 매입, 8배에 가까운 땅값으로 공급해 8천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기는 등 3곳에서만 무려 2조1천564억원을 챙긴 셈이다.
특히 단순 수익률만 따져볼때 전체 31개 택지개발지구 중 김포 장기지구는 평당 51만8천원에 매입한 후 489만2천원에 공급해 무려 844%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토공이 땅장사로 엄청난 재미를 본 것으로 되어 있다.
토공은 개발을 통해 양질의 택지를 공급하는 것이 주업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장사로 재미를 보고 있다면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토공의 공기업의 각종 제도적 지원과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위치를 감안할때 값싸고 양질의 택지를 공급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토공이 택지를 공급하면서 회사 수익에만 급급해 땅장사를 했다면 문제가 큰 것이다. 택지가 비싸게 공급되면 아파트 분양가 하락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토공이 이 자료대로 어마어마한 땅값을 전부 챙겼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첨단기반시설과 편익시설을 갖춘 도시로 개발하는 과정에 드는 비용때문에 수용가와 공급가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민단체와 수요자들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토공도 공급하는 택지원가를 투명하게 해 값싸고 양질의 택지를 공급하는 것만이 시민들의 불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