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시(市) 청사가 중구에 있던 1960년대 초, 동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원흉(?)으로 경인선 철도가 줄곧 지목됐었다.
철길이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있기 때문에 인적, 물적 교류가 원활치 못하고, 그에 따라 동구가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서로가 오가자면 발품께나 들여 구름다리, 건널목, 철교 등을 통과해야 했고, 중구에는 각종 관공서와 공공시설이 즐비한 반면 동구엔 몇몇 학교와 극장을 제외하고는 개건너의 갯벌과 끝없는 염전, 검은 연기를 내뿜는 크고 작은 굴뚝들이 황량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동구의 열악한 환경은 크게 개선된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 그런 차에 작년에는 "인천 동구 안전 운전에 비상, 교통 사고율, 부상률 전국 최고"라는 우울한 보도가 터져 나와 구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일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또 모 주간지가 "인천 동구(東區)에선 밤길 다니기가 두렵다"는 표제어까지 달아 범죄율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경찰청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인데 지난 5년간의 강력 범죄 발생률을 분석한 것이라는 데는 할 말이 없었다.
이에 지난 여름 관내 모 제철회사의 공해로 주민들이 실력 행사를 벌인 일까지 떠올리면 결국 동구는 불명예스럽게도 전국 최고의 교통 사고율, 최악의 범죄 발생률과 해결 전망조차 보이지 않는 공해 속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애초의 구정 여건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렇다고 허구한 날을 미봉에 허덕일 수도 없는 일이다. 그 해법이 과감한 공해 공장 이전인지, 무엇인지는 당장 모르겠으나 구와 구의회가 구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최소한 동구의 삶의 질을 대한민국 평균 수준까지라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