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어민들이 어자원 고갈과 늘어가는 빚 때문에 큰 시련을 겪고 있다는 보도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연평도 고기잡이는 꽃게가 주어종이다. 그런데 수년전부터 중국 어선들이 떼지어 몰려와 싹쓸이 조업을 하는 바람에 연평도 근해에서는 꽃게 씨가 말랐다.
어장에 고기 씨가 말라 고기가 안잡힌다면 그보다 기막힌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꽃게잡이로 생계를 이어오던 연평도 어민들이 꽃게 씨가 말라 조업을 포기하고 한숨만 쉬고 있다면 무슨 위로인들 소용 있겠는가.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획부진으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빚에 쪼들리고 있다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수협중앙회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연평도수협이 301명의 회원어민에게 대출한 자금은 총 73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어민 1인당 평균 2천450만원의 빚을 지고있는 셈이다. 하지만 어획부진으로 대출금을 못갚아 선박 4건이 경매에 붙여지고 35건이 압류·가압류, 21건은 소송에 계류되는 등 각종 송사에 휘말려 있는 실정이어서 크게 우려할 상황이다.
연평도 하면 60~70년대까지만해도 조기의 황금어장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조기남획으로 조기는 사라지고 꽃게로 이름이 이어져 왔다.
그런 가운데 남북이 대치하면서 생긴 북방한계선 틈바구니를 이용, 중국어선이 떼지어 몰려와 연평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어민들을 위해 어장을 확장해 주는 것이 급선무나 이도 최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제재압박이 강화되면서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이 우려돼 이마저 어려운 실정이라 답답하다.
현재 연평어민들 중 일부는 폐업하고 일부는 막노동을 하면서 조업이 잘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한다. 하지만 이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중국 선박들의 횡포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도 우려돼 사면초가에 빠진 어민들은 한숨만 짓고 있다. 연평어민들을 돕기 위해서는 어민들의 이자유예 조치나 부채 탕감 등 특단의 대책도 강구할 만하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한 단속 강화는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