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내년 한중문화교류의 해를 앞두고 중한경제발전협회와 중국경제신문사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한류의 모든 것'이란 제하의 선호도 조사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했다고 한다. 조사에는 중국 대륙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20개국에 흩어져 사는 '하한쭈(合韓族·한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뜻) 누리꾼 1천5백만 명이 참가했다는 소식이다. 이 조사는 중국 인터넷 조사 사상 가장 많은 누리꾼이 참여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류 톱 10 가운데 3위까지의 순위는 기업인-정몽준 의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연예인-비, 전지현, 이준기 씨, 한국 상징물-드라마, 애국, 한글 등 이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관광지'였다. 13억 중국인들이 앞날에 찾아올 개연성이 높은 곳을 꼽은 중요한 바로메터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1위부터 10위까지는 서울, 부산, 에버랜드, 월드컵공원, 대구, 한국민속촌, 제주도, 인천, 63빌딩, 롯데월드 순이었다. '인천'이 여덟번째나마 들었다니 우선은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우리나라를 방문하자면 바닷길이든, 하늘길이든 거쳐가지 않을 수 없는 지리적인 잇점이 있는데다가 전국 유일의 '차이나타운'을 공들여 조성중이고, 중국문화원에 공자 상, 왕희지 상까지 세워가며 부지런히 러브콜을 해 왔던 노력으로 본다면 당연히 서울 다음으로 꼽혔어야 했다.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았다는 것은 인천의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아직 국제적인 수준에 못 미치거나, 아니면 아시안 인들에게 우리 고장을 알릴 기회가 적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아시안 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열었던 부산, 대구가 2, 5위였다는 점을 감안해 기필코 '아시안 게임' 대회를 유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마침 "당장 투표를 해도 승산있다"는 낭보(朗報)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