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하려던 ‘국제이론물리센터’(ICTP)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신호가 울려 퍼져 지역사회는 물론 과학 등 학계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ICTP본부의 ‘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를 유치하기위해 나선 인천시의 행보가 정부의 냉담한 반응속에 거꾸로 중국의 적극적 유치전에 부딪혀 흔들리는 지금 모습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1964년 설립된 ICTP는 60여명의 세계적 석학들이 상주하는 전문 연구기관이면서 세계 기초과학을 이끄는 학술발표회의 주 장소로 과학계에서는 ‘전 세계 기초과학의 심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핵심 조직이다. ICTP를 유치해 송도국제도시를 아시아·태평양 국제학술교류의 거점으로 비상시키려던 인천시의 계획이 현재 포항공대에 있는 APCTP(아·태 이론물리센터)와 중복된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취하는 과학기술부로 인해 제대로 추진되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인천은 물론 한국의 미래를 감안할 때 계속 그래서는 절대 안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포항 APCTP는 규모가 작은 것은 물론 지리적 약점으로 인해 각계의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게 현실 여건인 만큼 인천 여부를 떠나 UN 산하의 ICTP 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의 한국 유치는 꼭 필요하고 정부도 그 점 만큼은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정부보다 오히려 중국정부가 최근 ICTP의 유치전에 적극 나서, 만약 그렇게 될 경우 기초과학의 아시아권 중심역할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은 뻔한 일로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전에 KAIST를 인천으로 유치하려다 충청권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던 사례처럼 주요 기관들의 유치문제로 인한 지역간의 갈등과 마찰 사례는 이미 한국에서는 수없이 빚어져온 일이다. 문제는 지역간의 유치전보다 인접 국가간의 경쟁에서 패배한 국가가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손실부분으로,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는 것이다. 그런만큼 정부는 포항 APCTP에 대한 배려보다, 최근들어 경제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우리 한국의 미래를 감안해 ICTP 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 유치사업에 대한 협조문제를 적극 검토하는 자세를 가져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