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학교들이 최근 동(銅)으로 만든 학교 현판을 노리는 절도범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철 값 인상에 따른 금속 전문 고물상들의 소행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아직 범인들은 잡히지 않고 있다.

 23일 인천시 남동구 간석4동 N고등학교 정문과 후문에는 현판이 붙어있던 자리에 가로15㎝ 세로 80㎝ 크기로 현판 흔적만 남아있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S여고 역시 N고와 같은 시기인 지난달 말에 현판을 도둑맞았다. 이들 두 학교를 비롯해 현판도둑으로 피해를 입은 남동구 인근 학교는 5곳이 넘는다.
 

   최근 인천에서 교문에 붙여놓은 현판을 떼어 훔쳐가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석정여자고등학교 현판도 사라졌다. 이 학교의 현판이 없어진 모습(사진 위)과 23일 돌로 만들어 붙여 놓은 현판 모습(사진 아래)/정선식기자 (블로그)ss2chun

 S여고는 지난 7월 말 현판을 도둑맞은 이후 25만원을 들여 새롭게 현판을 맞춰 놓았다. 동으로 현판을 만들어 부착하면 또 도둑을 맞을까 염려돼 석재로 제작된 현판을 맞췄다.

 부평구 지역 학교들도 마찬가지다. 부평구 산곡동 S중, B초등학교들도 최근들어 잇따라 동으로 만든 현판을 도둑맞았다.이들 학교 역시 새롭게 맞춘 현판을 모두 석재로 제작했다. 현판 도둑을 피하기 위해서다.

 동으로 만든 현판을 도둑맞은 인천지역 학교는 지금까지 파악된 곳 만도 10여 곳이 넘는다. 현판 한개 당 16만∼6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학교의 피해금액은 수백만원에 이르고 있다.

 학교 현판을 잇따라 도둑맞은 것은 값비싼 동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고철가게에서 동 1㎏당 수천원에 거래가 되고 있어 5㎏이상 나가는 동으로 만든 현판 한개당 수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 현판들이 접착제나 간단한 볼트로만 부착된 탓에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쉽게 떼어갈 수 있는 것도 현판 도둑을 부추기는 한 원인이었다.

 인천 부평구 S남중 행정실장은 “인근 지역으로 동(신주) 현판이 있는 학교들은 모두 피해를 입었다”며 “현판 도둑이 염려스러워 다들 석재현판으로 교체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으로 만든 학교 현판 도난신고 이후 고물상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봤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단서는 찾지 못한 상태”라며 “돈이면 모두 된다는 몰인정한 생각부터 고쳐야 이런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환기자 (블로그)art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