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유가에 대비, 자동차운행을 억제하기 위해 그제부터 전국 640여개 공공기관에서 일제히 승용차 요일제를 시행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각급 의료원 등 공공기관에서는 이날부터 요일제를 어긴 차량의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 시행이후 공무원들의 참여율은 높았지만 사전 홍보부족으로 민원인들의 항의와 마찰이 적지않았고 관공서 주변 이면도로는 하루종일 불법주차가 잇따라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승용차 요일제를 도입한 것은 차량운행 자체를 다소라도 줄여보자는 고육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관공서 청사밖에 주차해놓고 민원을 본다면 요일제 시행은 아무 의미가 없다. 고유가시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시하는 것인만큼 공무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 제도가 정착되면 연간 1천6백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 하지만 '눈가리고 아웅식'이어선 아무 소용이 없다.
고유가시대를 극복하려면 국민 모두가 기름 한방울이라도 아끼려는 자세가 절대로 필요하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며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우리 경제에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중 하나가 고유가 대책이다. 고유가는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소비,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가뜩이나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제품원가가 올라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승용차운행을 자제하고 될수있는 한 에너지를 덜 쓰는 노력을 하지않으면 안된다.
기름 한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에너지절약은 우리가 실천해야할 지혜이고 의무이다. 정부가 에너지절약시책을 펴고있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에 소극적이어서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백화점, 상가 등의 조명은 여전히 환하고 유흥업소 등의 전광판 광고는 유가상승에 아랑곳하지않고 불야성을 이루고있다. 승용차 요일제 시행 등 에너지절약시책이 시늉만 내는 임기응변식이어선 결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에너지를 아끼려면 공무원이나 정부투자기관 임직원들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에너지절약을 이루려는 자세가 너무 안일하다. 모든 국민들의 의식전환과 실천운동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