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홍 섭(인천전문대학 e-비즈니스과 교수, (사)인천광역시물류연구회 운영위원장)

로마의 사상가 키케로는 바다를 지배한 민족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바다를 통한 접근성으로 전장의 허리나 요충을 공략하여 전세를 뒤엎는 것은 세계전쟁사의 전형이다. 오늘날은 공군과 미사일과 우주선을 근간으로 하는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강자로 군림하기도 한다. 전쟁에서 최후의 점령과 깃발을 꼽는 육군과 보병의 역할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많은 정보의 교류로 상황을 이해하고 정확한 판단으로 바른 전략을 새우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사람과 물자를 이동하고 실효적으로 현장을 지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물류활동이 바로 그런 기능이라 할 것이다. 더구나 다양한 물류활동은 큰 부가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며 고용과 새로운 효용을 만들어 낸다.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의 맨 동쪽에 위치하여 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연계하는 지경학적 요충이며, 인천은 이 한반도의 허리로 남북과 중국을 연계하고 있다. 한반도의 물류중심화 전략은 육,해,공의 복합물류망을 갖춘 인천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
물류활동은 경제활동에서 수출입을 포함한 재화와 서비스 등의 원활한 흐름을 지향하는 것으로 흔히 파생수요(derived demand)로 파악하나, 동시에 물류활동은 시간적, 공간적, 장소적, 형태적 효용과 정보적 효용 등 다양한 효용을 거래 당사자에게 제공함은 물론 국민경제적으로 또 사회, 문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물류활동의 경쟁력은 적절한 인프라의 확보와 구축, 관련 전후방 기능과의 네트워크, 관련활동에 대한 효율적인 정보시스템의 정립, 다양한 기능들은 연계 통합하는 클러스터의 구축 등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능을 조화시킨 충분한 물류인력의 확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력이 산업과 국가의 중요한 경쟁력임을 스탠포드대 교수인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는 그의 명저“사람이 경쟁력이다”에서 갈파하고 있다.
정부는 동북아 물류중심 추진 로드맵의 7대과제의 하나로서 국제물류활동을 원활히 펼칠 고급 전문인력 양성정책을 제시하였다. 인천에서의 물류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천광역시와 인천대는 국가적 요구에 사전적으로 대비하여 이미 2003년 교육부에 물류특성화대학을 신청하였고,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특성화대학으로 지정, 재정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동북아물류전문대학의 설립도 인가를 받아 2004년부터 국내 최초의 물류전문대학원을 운영하게 됨으로서 국제수준의 물류전문가 양성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출범 2년에 현재 80명 정도에 달하는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 중에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정보에 의하면 이 동북아물류대학원이 교육부로부터 설립인가가 취소될 위기에 쳐있다고 한다. 적극적인 지원미흡과 적정 교수요원의 확보 미비에 그 이유가 있다고 하며, 교육인적자원부는 관련 위원회를 거쳐 이를 심의한다고 한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물류도시 인천의 중요한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폐지되는 불상사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천의 모든 물류인과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사랑하는 모든 인천인이 힘을 합해서 이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원활한 물류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요청되는 물류인력은 현장실무인력과 정책결정인력 그리고 연구인력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인천에서 물류의 중요성과 그 경제, 사회, 문화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그리고 관심의 지경을 넓혀나가는 정책당국과 언론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본다. 물론 물류산업 당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서비스의 향상으로 시민의 사랑을 더 깊고 넓게 확장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인천이 성장을 지속하는 길은 육해공의 물류요충으로서의 인천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다양한 인력의 확대와 심화라고 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물류전문대학원인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우리 모두의 관심으로 지켜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인적자원부도 규정에 근거한 경직된 접근보다는 교육적인 관점에서 이 사안을 이해하길 바란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으며 그 가족들과 관련 산업체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충분히 숙고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