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생들 유치 위한 편법 어린이 외상 거래 부추겨
 초등학교 인근 학원들이 신규 학원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각종 경품과 상품권을 내걸고 있다. 특히 이들 상품권 등이 현금처럼 쓰이는 과정에서 결국 외상거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소비문화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A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김모(13) 군은 학교 인근에 있는 상점에 외상값이 5천400원이나 있다. 물론 부모님은 모른다. 김군이 외상을 지게 된 것은 다름아닌 태권도장에서 받은 상품권 때문이다. 새로 태권도장 원생으로 등록을 했는데 도장측에서 5천원권 상품권을 줬다. 이 돈으로 인근 상점에서 군것질 등을 하다가 상품권 한도액이 초과되자 외상을 하게됐다. 외상값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인천 B초등학교 4학년 이모(11) 군도 이같은 학원에서 준 상품권으로 군것질을 하다가 결국 외상을 지게됐다. 이 군은 “외상을 하기 시작한 게 상품권으로 군것질을 하다 금액을 초과한 후 부터였다”며 “처음 외상때는 마음이 두근두근 했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지역 내 학원가의 신규 학원생 유치경쟁이 과열돼 학원들이 각종 경품과 상품권을 내놓으면서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소비문화를 조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 인근 학원들은 문화 상품권, 무료 통화권은 물론 자체 제작한 상품권까지 경품으로 내 놓으며 신규회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자체 제작한 상품권은 주로 학교 앞 문구점과 상점 등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그러나 이같은 상품권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상점들이 물건을 사고 남은 거스름돈을 현금으로 돌려주지 않고 장부에 기록하면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아이들은 이 거스름돈을 사용하기 위해 다시 상점을 찾게되고 결국 외상거래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경제 관념이 미숙한 아이들이 남은 금액을 초과 사용해 결국은 외상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학원들은 신규회원 늘리기에 급급하다.
 인천시 서구 B태권도장 K(26)사범은 “학원들의 이런 마케팅 전략은 대부분 ‘생색내기 식’으로 수강신청을 마친 회원에게 경품을 지급하기에 학원은 이익이 남을 수 밖에 없다”며 “문방구 역시 학원이 발급한 상품권의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 받기에 손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조희란(인천녹색소비자연대)간사는 “돈에 대해 수입과 지출의 개념이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남발하는 일은 그릇된 소비를 부추기는 행위다”라며 “어른들은 자신들의 상술로 인해 아이들이 평생 잘못된 소비습관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석진기자 blog.itimes.co.kr/sjjj7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