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맑은 물이 졸∼졸∼졸
속삭이며 흐르다가
시냇가에 잠자는
버들강아지를 깨우니

봄바람이 보고 있다가
쏜살같이 달려와
내가 먼저 찾아와서
계곡에 쌓인 눈을 녹이고
선잠 자는 다람쥐와 가재를
깨웠노라고 소리소리 지른다.

산새들이 날아와
노래를 하며
시냇물아 봄바람아
서로 싸우지 마라.

우리는 모두
계곡에 사는 한 가족
나른한 봄날
우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밀려오는 졸음을
쫓아버리라 한다.
/전병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