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거점 성장동력
 지난 주 신포동 K은행 앞을 지나다 우연히 보도블록 틈새에 피어난 노란 민들레꽃을 보았다. 행인에 밟힐세라 납작 엎드려 안간힘 쓰는 작은 생명에 절로 숙연해졌었다.
이처럼 겨울이 가면 봄기운이 나기 마련인데 이와 달리 ’春來不似春’이라 하듯 유독 정치경제분야에선 해동의 기미가 더디 보인대서야· · · . 이래저래 경기침체와 각종제약으로 지역기업(대부분 중소기업)의 처지가 바람 밭에 몰린 한 송이 민들레를 방불케 한다는 화두다.
기업문화의 구심체 인천상공회의소는 이러한 사정을 ’열악한 기업환경과 전통산업의 경쟁력 약화 및 경기 양극화’ 등에서 비롯한 풀어야 할 현안과제이자 고충요인이라고 설파했다.
실인즉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방안 등 가시적 경제전망이 그 어느 때 보다 희망적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길목을 잡는 차별화와 홀대가 기업활동의 악재로 등장한 게 작금의 형세다.
모름지기 지역산업의 정상가동시책은 국가경영을 견인할 국책과 연계할 상호보완관계에 놓여 있다는 냉정한 시각에서 조명돼야 한다. 이점 동북아 거점도시로 발돋움함에 있어서 성장동력인 향토기업활동에 족쇄 채우는 각종제약은 어느 모로나 이율배반이라 아닐 수 없다.
무릇 자유경쟁을 덕목으로 삼는 민주주의체제 하에서 중앙집권의 간섭은 적을수록 다다익선이다. 그런데도 현 정권출범이래 각종규제가 오히려 3% 더 늘어남으로써 투자심리위축과 성장둔화를 자초하니 중소기업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 · .
최근 이에 대한 여론이 비판적이자 여권은 지방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일까 투자환경개선을 바라는 현장소리에 뒤늦은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긍정적 사안이라면 진작 수용할 안목을 지녀야지 시도 때도 없이 냉탕 온탕 번갈아 드는 식의 시행착오에서 그나마 표를 의식하고 나선 품이 큰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연초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약팽소선(若烹小鮮)을 선정한 것으로 기억한다. 노자(老子)의 가르침에서 배우듯 나라 다스림은 작은 생선을 찔 때처럼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경과를 지켜봐야 비로소 맛과 모양을 갖출 수 있다는 고사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녔다 할지라도 일단 맡긴 일이라면 믿음을 앞세워야지 시시콜콜 나서서 음식타박을 한다면 좋은 식단이 만들어지기 만무하니 경제운영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다만 비판을 자제하고 스스로 가능한 차선책을 모색하자면 우선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헤아리고 더불어 공존공생 하는 협력과 지혜가 간구돼야 더불어 산다는 것이다.
차제에 정당한 경제활동을 통한 이윤추구마저 의심하고 빈부 양극화의 원죄가 기업에 있다거나 축재는 무조건 악이라는 식의 이분법을 떠올린다면 이는 시장원리에 그슬린 단견이다.
재물생성과정에 불순함이 있다면 준엄한 법으로 다스릴 일이며 반면 바른 이재(理財)로서 투자하고 사회에 공헌한 기업을 적극 밀어주는 것이 곧 양극화의 거리를 좁히는 정도다.
속담에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했다. 정당하게 벌어 값지게 사용하려는 욕구를 칭찬 못할망정 이를 이단시한다면 될법한 일인가. 거듭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위해 이윤추구 하는 기업인이나 득표운동에 공정최선을 다하는 정치인 모두가 곧 애국과 직결하는 첩경이다.
때문에 정치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나 기업 하면 악덕을 떠오르는 편견을 불식키 위해 정치풍토의 쇄신은 말할 나위 없고 기업환경이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문득 최근 방한했던 바레인의 저명 금융인사가 남긴 말이 떠오른다. 그가 중동지역에서 으뜸 실적을 거둔 요체는 다름 아닌 정부의 친(親) 기업정책에서 비롯한 바 비유하자면 “기업에 레드 테이프(규제)가 아닌 레드 카펫을 제공”한 덕이라고 공(功)을 정부에 돌렸다.
인천기업은 카펫은 커녕 한때 서울의 님비 신드롬에 밀려났던 것도 모자라 중앙권에 이르는 통과지적 소외지로 체념해 왔는데 아직도 정부는 그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상이니 · · · .
인천공항을 입국하는 스포츠 승자에겐 의례 환영꽃다발이 안겨진다. 그렇다면 지역사회를 살찌우기 노심초사하며 미구에 중국시장을 석권할 기업이 나서는 길에 꽃돗자리(花紋席)를 깔아 줘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