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길 인천남고 교장
 ‘새롭다’는 말이 좋은 것은 그 말에서 느껴지는 것이 신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자를 넣어 말하기를 좋아한다. 새해, 새 출발, 새봄, 새 희망 등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육의 현장에서는 3월이 새 출발이 되는 것이다. 입학식을 시작으로 모두가 한 학년씩 올라가면서 선생님들은 새로운 반, 새로운 학생들, 새로운 학부모, 새로운 교과서, 새로운 교실에서 학생들을 맞이할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교육과정이 운영되면서 모든 것이 새 출발로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새 출발을 위하여서는 학생들은 물론 우리 모든 선생님들은 첫째 마음가짐이 새로워야 하는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올바른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한 학기동안 나는 학생들을 진실로 사랑하면서 가르쳤는가? 그저 봉급만 타서 먹고 살아가는 형식적인 행동은 없었는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하여 철저한 준비를 했는가? 가르치면서 열과 성을 다하여 임했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자기반성을 통하여 새로운 각오로 새 학기를 맞이하여 학생들에게 임해야 할 것이다.
교사평가 문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반대하느니, 찬성하느니 여러 말이 많은데 모두가 그 평가가 이루어지고 이루어지지 않음을 떠나서 우리 선생님들은 스스로 자신이 자신을 평가하여 마치 거울에 자신의 몸을 비쳐보듯 마음을 비추어 보면서 학생들 앞에 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서 떠드는 평가문제를 가지고 시끄럽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로는 새 출발을 위하여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을 칭찬하는 방법으로 현장 교육을 이끌어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칭찬은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싹트게 하는 인생 보약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초임교사로 부임했을 때 학생하나가 여러 사람들로부터 말썽꾸러기로 통하고 있었다.
여자아이들 치마 속에 개구리 넣기, 공부시간에 군것질하기, 여자아이들 놀이에 방해 놓기 등 너무 많았다. 그래서 우리 반은 항상 그 어린이로 인하여 여학생들의 울음소리가 잦았다. 주변의 많은 선생님들이나 마을 사람들도 그 아이는 싹이 노랗다고 비판을 했다. 정말이지 칭찬할만한 행동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아이의 칭찬할만한 행동을 찾기 위하여 신경을 썼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가 책상 속에 숨겨둔 과자를 꺼내어 먹으려고 필자의 눈치를 보는 순간 그 아이의 고개가 칠판을 향해 똑바로 된 자세가 되었다. 필자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야, 권필수 지금 공부하는 자세가 너무 바르구나.’ 그러자 아이들이 모두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과연 필수의 자세는 똑바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칭찬의 말 때문에 그는 여자 아이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하지 않았고 졸업을 할 때는 공부도 상위권에 들어 좋은 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칭찬이야 말로 교육에 있어서 아름다운 처방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셋째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우리 선생님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그렇게 행동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면 하는 것이다. 민주사회에서는 자율과 함께 책임도 따르는데 요즈음 세상은 너무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듯한 사회현상을 목격할 때가 많게 된다. 나만 편하면, 나만 잘살면, 나만 자유를 누리면, 나만 특별한 대우를 받으면 이라는 생각들이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민주사회라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집단이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남을 배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사회질서인 것이다. 질서는 사회가 아름다워지는 기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질서는 아무리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사회를 바르게 지탱해 가는 핵심인 것이다.
사실 교육현장에서는 새 출발이 3월이다. 이제 3월이 다가왔다. 새 출발이 순조로워야하고 아름답게 되어야 일 년이 잘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아름다운 새 출발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새롭게 정리하고 교육현장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