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시판중인 RV차량 중 화물 수납의 편의를 위해 채택하고 있는 플립업 글라스에 경보장치가 달려있지 않은 차량이 있어 도난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현대·기아·쌍용자동차 등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 쌍용차 등은 투싼, 구형 싼타페, 쏘렌토, 스포티지, 렉스턴 등의 차량에 화물 수납 편의를 위해 테일게이트(차량 후면에 위로 들어올리는 도어)와는 별로도 유리문만 열리는 플립업 글라스를 채택해 차량에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차량들이 차량에 충격을 주거나 차문을 강제로 열 경우 경보음이 작동되는 차량도난방지장치를 플립업 글라스에는 연결하지 않아 플립업 글라스를 통해 차량에 보관된 물건을 도난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안양시 안양동에 사는 A(32)씨는 지난달 27일 퇴근을 하기 위해 회사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쏘렌토 차량에 타자마자 차량안에 두었던 동전통이 통째로 없어진 사실을 알고 차량 안팎을 살피다 플립업 글라스의 잠금장치가 해제된 것을 발견했다.
경보음을 듣지 못한 A씨는 기아자동차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플립업 글라스에는 차량도난방지장치가 연결돼 있지 않아 플립업 글라스를 열어도 경보음이 울리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어야 했다.
투싼 운전자 B(40·수원시 조원동)씨도 지난달초쯤 리모트컨트롤로 차량문을 잠근 뒤 플립업 글라스를 열고 물건을 꺼냈는데도 경보장치가 울리지 않아 현대차 측에 문의했지만 “플립업 글라스에는 경보장치가 없으니 차량내에 중요한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는 충고(?)만 들었다.
A씨는 “고객센터와 영업소, 사업소 등에 플립업 글라스를 강제로 열 경우 경보음이 울리는 지 물었지만 명확한 답을 주는 곳이 없었다”면서 “자동차회사는 플립업 글라스를 채택하지 말던가 경보장치를 연결해 도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아, 쌍용 등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플립업 글라스에는 경보장치가 연결돼 있지 않다”며 “경보장치를 안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플립업 글라스를 통해 도난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안 만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수기자 (블로그)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