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등에 따른 해외소비지출이 급증, 침체한 경기 회복을 더욱 더디게 하고있어 걱정이다. 국내경기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시급한 때에 오히려 해외에서의 소비지출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니 안타깝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4분기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소비지출액이 3조9천97억원으로 4조원대를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작년 동기에 비해 무려 27.0%나 급증했다. 가계소비에서 해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 가계가 한달에 100만원을 소비지출했다고 볼 때 4만5000원을 해외에서 소비했음을 의미한다. 해외에서의 우리 국민들의 씀씀이가 얼마나 헤픈지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 국민들의 해외 씀씀이는 갈수록 커지는데 국내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지갑을 닫고있어 여행수지 적자폭이 갈수록 늘어나 경상수지의 발목을 잡고있어 문제다. 무분별한 해외여행에 명품구입 등 사치성 해외관광에 열을 올리는 몰지각한 여행객이 그만큼 늘고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증가속도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지난 2000년 해외소비 비중이 2.1%였던 것을 감안하면 5년새 거의 배로 늘어난 셈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않고 수출증가세도 둔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소비지출이 급속도로 확대됨으로써 서비스수지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경쟁하듯 너도나도 해외여행에 나서 달러를 헤프게 마구 쓸 형편이 못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로 어렵게 벌어들인 달러를 해외여행과 유학·연수로 마구 써버려 경상수지의 덜미를 잡고있는 것은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수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조기유학 열풍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방학철이면 인천국제공항은 어학연수목적의 초·중고생들로 붐벼 비행기표도 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해외 소비지출 증가는 부실한 공교육과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과 무관치않다. 공교육 수준을 제고하고 관광레저 등 관광산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여유있는 고소득층의 무분별한 사치성 관광여행과 소비지출을 자제토록 유도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