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율정 인천보훈지청장
연말이면 세계적인 시사권위지인 TIME 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 (Person of the Year) 에 관심을 보이곤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이 아닌 다른 요소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여 Machine of the Year 라고 하여 컴퓨터가 선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의 인물’ 로 선정된 대상은 일반적으로 세계 평화에 헌신한 공로로 수상되는 노벨평화상과는 성격이 조금은 다르다. 많은 경우에 중첩되는 경우도 있지만 좋든 싫든 세계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 하다 보니 히틀러가 선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를 전후하여 문화관광부가 주관하는 ‘이달의 문화인물’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고, 전쟁기념관에서는 ‘이달의 호국인물’을 내 놓고 있다. 우리 국가보훈처에서는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발표하여 국권을 상실한 암울한 기간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투쟁한 분들을 발표하여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렇듯 여러 기관에서 매달 훌륭한 인물들을 발표하는 마당에, 우리 인천보훈지청에서도 금년부터 ‘이달의 국가유공자’를 선정한 것이 옥상옥(屋上屋) 은 아닌지 우려를 하면서도 그 나름대로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첫째로 중앙 기관에서 발표하는 대상자는 그간에 널리 알려진 분들, 이를테면 안 중근 의사, 윤 봉길 의사, 유 관순 열사 등 인지도가 높은 분들 중심으로 선정되다 보니 현재는 아무래도 조금은 생소한 분들로 선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대중적 관심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그 분들의 공적이 적다고 할 수 없다. 많은 기관에서 발표하여 다기한 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 시민적 관점에서 볼 때 관심의 정도가 약화될 수도 있다.
이와는 달리 우리 인천보훈청에서 발표하는 ‘이달의 국가유공자’는 주로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활약한 인물들, 또는 인천 출신으로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들을 선정하여 인천보훈청 관할 지역의 일반 시민들에게 우리 지역 출신 가운데 이렇게 훌륭한 인물이 있는 점을 피부에 와 닿게 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런 예로서는 세계적 전사에 길이 남을 인천상륙작전의 손 원일 제독과 신 현준 장군 등이 있고 인천출신의 강 재구 소령 등을 금년도에 이달의 국가유공자로 선정하여 호평을 받은 경우를 들 수 있다.
둘째로 보훈행정 대상은 독립유공자와 전쟁 및 군복무 중에 산화하셨거나 부상당하신 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훈처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독립운동가’와는 달리 우리는 인천보훈청에 등록된 1만6천여명의 국가유공자 전체 대상자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골고루 선정을 하고 있다. 독립운동의 상징성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1월, 그리고 삼일절의 3월, 광복절인 8월, 순국선열의 날이 있는 11월에는 독립운동가 가운데 선정하며 나머지 8개월은 전몰, 전상군경 중심으로 선정하고 있어서 일반 시민들에게 아직도 생소한 국가유공자란 개념을 보통명사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셋째로 21세기를 향하는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국가의 정신력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1960년대 이후 고도의 경제성장에 힘입어서 물질적 성장을 이루는 동안 조금은 간과해 온 정신적 측면의 미성숙으로 인해서 적지 않게 이념적, 지역적 갈등이 혼재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보훈정신의 건강한 회복과 확고한 수립에 있다. 바로 구두선이 아닌 몸과 행동으로 보여 주신 실천적인 나라사랑인 보훈정신의 승화 발전은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을 통합하는 구심점으로 작용하여 통일 조국과 선진 대한민국을 창출하는 길이다.
이러한 보훈정신을 자연스럽게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는 길로서 인천보훈지청이 전국 최초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달의 국가유공자” 사업에 일반 시민들의 지속적이며 적극적인 성원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