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지혜 / 최복내 상수도본부 남부수도사업소
현대인은 지혜를 사랑하지 않고 현인을 존중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古人들은 그렇지 않았다. 옛날 사람들은 돈이나 권력보다도 인생의 슬기와 지혜를 애지중지했다. 정치가나 부자보다도 현인이나 철인, 선비를 더 높이 보았다.
우주와 인생의 이법(理法)을 깊이 통찰하는 밝은 지혜를 불교에서는 반야(般若)라고 했다.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논어의 첫 자는 학(學)이라는 글자에서부터 시작된다. ‘學而詩習之 不亦悅乎’,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은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지혜를 가장 아끼고 사랑한 것은 고대의 희랍인이었다. 희랍어의 ‘필로소피아’ 즉 철학이란 말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인도의 철학자 우파니샤드가 가장 역설한 것도 지혜였다. 밝은 지혜가 우리에게 인생의 구원과 해탈을 가져온다고 했다.  지식은 반드시 인생의 구원과 빛을 주지는 못한다. 지식이 많다고 반드시 위대한 인간, 선량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혜를 사랑하고 지혜가 많은 사람을 우리는 현인이라고 한다. 현인을 가장 우러러 보는 민족은 유태인이었다. 유태인처럼 배우기를 좋아하고 교육과 학문을 숭상한 민족이 없다. 숭문(崇文)사상은 그들의 위대한 정신적 전통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을 그들은 라비 또는 라바이라고 한다. 라비가 유태인사회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다. 그들은 자녀를 가르치는 것을 부모의 엄격한 종교적 의무의 하나로 삼았다. 산다는 것은 곧 공부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들은 공부를 인생의 지상(至上)으로 삼았다. 세계의 최고 지성이 유태인 중에 많은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맑스를 위시하여 아인슈타인 베르그송 프로이트 오펜하이머 키신저 모두가 유태인이다. 어려서부터 공부하고 배우는 것이 유태인의 민족적 전통이다. 최근에 ‘유태인의 격언집’이란 책을 사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유태인의 격언 중에서 지혜의 빛이 찬란한 말을 골라 보았다. 현인이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다. 강한 사람이란 자기의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풍족한 사람이란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이란 모든 사람을 칭찬하는 사람이다. 과연 으뜸가는 지혜의 격언이다. 간결 명쾌한 말로 현인과 강자와 풍족한 사람과 남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은 어떤 인물인가를 설명 하였다. 현인이란 누구냐, 모든 삶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다. 우리는 항상 배우고자 하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만인이 다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만인에게서 만물에서, 만사에서, 지혜와 진리를 찾아낸다. 박식한 학자와 슬기로운 현인은 인간의 차원과 가치가 다르다. 학자는 많지만 현인은 드물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모든 사람에게서 날마다 배우고자 하는 애지의 의지와 향상의 정열을 갖는 자가 현인이 될 수 있다. 공자는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學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사람이 인생의 어진 현인이 될 수 있다. 강한 사람이란 누구냐, 자기의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나를 이기고 내가 나를 통제하는 것을 극기자제라고 한다. 극기자제 할 수 있는 사람, ‘인간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라고 철학자 플라톤은 말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감정의 폭풍이 일기 쉽다. 분노니 질투니 절망이니 탐욕이니 시기심이니 하는 강한 폭풍이 우리의 마음의 바다에 일어날 때 우리는 그 폭풍 때문에 파멸하고 타락하고 절망에 빠지기 쉽다.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은 나의 마음이요 나의 감정이다. 옛 선인들이나 유명한 철학자들이 부동심(不動心)을 강조하고 공자가 극기복례(克己復禮)를 강조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우리는내가 나를 누르고 나를 이기는 극기 훈련에 항상 힘써야 한다. 풍족한 사람이란 누구냐,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자족의 철학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가진 것이 별로 없어도 스스로 풍족하다고 생각하면 그는 부유한 사람이다.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다. 자기의 분수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족하다, 부족하다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의 문제이다. 남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은 누구냐, 모든 삶을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맹자는 인자무적(仁者無敵)이라고 갈파했다. 남에게 사랑을 받고 싶거든 내 주위의 사람을 칭찬하고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심정을 보내라. 모든 사람이 따뜻한 말과 칭찬에 굶주려 있다. 남을 칭찬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친해지는 첫 걸음이다. 사람마다 한두 가지의 장점이 있게 마련이다. 남의 장점을 인정하고 칭찬해 주어야 한다. 아첨과 칭찬은 다르다. 아첨은 감언이설로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요, 칭찬은 상대방의 우수한 점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인간에게서 참으로 필요한 것은 잡다한 지식이 아니고 현명한 지혜이다. 지혜는 인생의 값진 진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