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 인천에서 그나마 바다를 접하고 있으면서 각종 위락시설과 음식점들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월미도가 대표적인 곳이다. 평일에는 물론 주말이 되면 인천시민들은 물론 수도권 일대에 거주하는 사람들까지도 월미도 문화의 거리와 위락시설을 찾기 때문에 자동차와 인파가 붐비고 있다. 더구나 근년에는 북성동 일대에 조성된 차이나타운이 점차로 알려짐에 따라 인천역에는 차이나타운과 월미도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인천역을 중심으로 무계획하게 건설된 고가도로와 월미도 진입로 양편에 있는 공장들과 창고들은 과연 이곳이 관광 인천을 대표하는 곳인지를 의심케 할 정도다. 월미도 진입로의 부둣가에서는 고철과 원목 등 공해 유발 화물들이 소음과 먼지를 내면서 하역되고 있고 공장지대에서는 대형화물트럭들이 밤낮으로 원료와 제품을 실어 나른다. 문명국가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현상이 월미도 일대에서는 벌써 수십 년 째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세번째 도시이며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려는 도시의 대표적인 관광 지역의 풍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살벌하고 혼잡스러운 곳이 오늘날 북성동 차이나타운과 월미도의 모습인 것을 인천 시민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있기도 하다.
인천시에서는 시비(市費)와 국비(國費) 4천여억원을 투입하여 구도심 일대(신포 연안 신흥 북성 동인천동 일대) 91만평을 대상으로 하는 ‘월미관광특구 진흥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11년까지 Δ인천역 복합역사건립 Δ월미공원조성 Δ해양과학관 건립 Δ각국 공원 복원 Δ노면전차노선 Δ도보 및 자전거도로망건설 등으로 관광객 유치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천시 당국의 중장기적이고 야심에 찬 계획을 접한 필자는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또한 인천의 구도심에서 태어나서 60여 년을 살고 있는 토박이의 입장에서 반갑고 흐뭇함을 느낀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인천의 시세(市勢)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고 이제는 구도심의 대부분 지역이 공동화되고 유령 도시화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금년부터 구도심 개발과 투자계획이 발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천시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직자들이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구도심을 개발하여 활기찬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접하고 고무된 사람은 필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 동안 부분적으로 발표되어 왔던 구도심 개발 계획을 종합해서 발표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후의 느낌은 솔직히 말해서 고무적이라기 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구도심을 제대로 정비하고 매력 있는 곳으로 만들기보다는 건설공사판을 벌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측면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필자는 인천의 구도심 지역을 관광대상지로 개발하여 인천시민들은 물론 수도권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명소로 만들기 위해서는 부두시설을 개선하고 공장지대를 우선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공해유발원료들이 밤낮으로 하역되고 공장지대가 존속되는 한 매력 있고 찾고 싶은 관광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항의 기능을 조정하여 도심에 있는 부두에서는 청정화물과 여객선이 오가게 하여 시민들에게 친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닐까 한다. 또한 예산을 투입하고 공장 이전 부지를 확보하여 월미도 일대에 있는 공장들을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인천시가 4천여 억 원을 투입하여 새로운 건물을 짓고 노면전차노선을 만든다고 해도 철조망에 가려진 부두에서 공해가 양산되는 공업지대가 시내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한 관광객이 모여들지는 않을 것이다. 구도심을 근본적으로 되살리고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 특구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항구와 공장지대의 이전과 재정비가 우선되어야 하며 인천시 당국도 구도심에 또 다른 공사판을 벌이기 전에 이점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시행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