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회숙 인천교육연수원 원장
인천은 개화기 서양 문물 유입의 창구 역할을 하여 조국 근대화를 이끈 선구적 개척 정신이 깃든 곳이며, 송도신도시 및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됨으로써 동북아 물류, 산업의 전진 기지로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Airport), 인천항(Seaport), 정보화신도시(Teleport) 등 트라이포트(Tri-port) 시스템 구축으로 외국과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여 국제도시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천광역시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여 영종정보고등학교를 영종물류고등학교로 개칭하고 일본어·중국어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해양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해양 교육에 심혈을 기우려, 올해에도 인천학생해양문화축제를 유관기관과 연계 실시하여 해양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동북아 관문 도시로서의 인천 교육의 대응 대비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주지하듯 인천은 동북아시아 관문의 도시다. 동북아시아는 일반적으로 한국·일본·중국(홍콩, 마카오)·대만·몽골을 의미한다. 동북아시아는 유교 문화권, 한자문화권, 불교문화권, 율령(법)국가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그 중심이 중국이다. 요즘 이른바 ‘한류’라는 문화도 이러한 역사적·문화적 유대성에 대한 시각을 갖고 바라보아야 한다. 동북아의 핵심에 중국이 있는데, 현재 인천의 초·중등교육에서 중국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는 미미한 상태이고, 일부 일반계·실업계고에서의 중국어 선택이 전부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인천에서는 동북아의 경제활동에 당장 투입될 자원이 필요하므로 인천 교육의 방향도 이러한 시대적 전환·변화에 발맞추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과정의 지역화에 부응하는 것이고, 인천교육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게 특성화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동북 공정 프로젝트에 대한 대응에서나, 최근의 김치파동과 같은 사태 발생시 미숙하게 대응하여 무역 마찰을 일으키는 일은 그들의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외국어 교육 내용에 언어와 함께 역사와 문화 교육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영종정보고 한 학교의 교명 변경 정도로는 급속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인천교육계 전체가 힘을 합해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하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저 멀리 미국의 한 주에서 조차 중국어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잠재적 성장 동력을 미리 알고 준비하려는 것이다. 하물며 동북아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야 할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인천은 동북아 문화의 중핵인 중국 역사·문화에 대한 식견과 중국어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따라서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시 지정 선택 과목을 중국어로 확대 운영하고, 중학교 선택과목에서 한문을 2개 학년에서 배우되, 각 학년 2시간씩을 적극 권장하며, 중국어 교육 중심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21세기는 여성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언해 왔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직관(창의력), 감성(섬세함), 여성성(정성스러움)에 있어 여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인천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는 교육청의 고위직에 좀더 많은 여성을 발탁, 기용하여야 된다고 믿는다. 사실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항간에는 부산교육의 최우수성과 뒤에는 여성 아이디어맨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인천의 많은 여성관리직들은 교육발전과 자신의 역량강화를 위하여 유익하다고 판단되는 각종 연수를 쫒아다니며 받고 있는데 비해, 많은 남자 관리직들은 ‘내가 이만했으면 되었지 무슨 공부를 또 하느냐’ 면서 그 시간에 술자리 한번 더 갖고, 골프 한번 더 치는 것이 자기 발전을 위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듯이 보인다. 앞으로 인천 교육이 앞서가는 교육이 되고, 혁신이 되려면 고위관리직 전체가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여 고뇌하며 연구하는 신선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아울러 좀더 여성관리직의 상상력과 감성에 기초한 아이디어의 발굴에 적극적이 되어 21세기를 선도하는 인천교육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