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버스 정거장이 특별히 없어도 행인이 손을 들면 달리던 버스가 정차, 손님을 태우곤 했다.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이같은 모습은 극히 자연스런운 것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을 했을법한 일들이다.
 만약 버스가 지나가는 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서 길가에서 기다리는데도 약속된 버스가 오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이 버스가 영영 오지 않는 것은 아닌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것이다. 정말 그렇다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게다가 궂은 날씨에 몸이 불편해 병원에라도 가려고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린다면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인천시내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인천시 영종·용유지역 시내버스의 고무줄 운행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보도다. 보도에 따르면 영종과 용유지역을 운행하는 버스들이 임의적으로 운행대수를 줄이는가 하면 운행시간도 제대로 안지키는 등 제멋대로 버스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편을 느끼는 것은 시민들이다. 당초 시에서 허가를 받을 때는 어느어느 노선에 몇대를 투입, 몇분 간격으로 운행하겠다고 하여 운행허가를 받는다. 허가가 나오자 버스 대수는 줄이고 시간대는 늘려 운행을 하고 있다니 시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게다. 첫차와 막차 시간대인 아침 일찍과 저녁 늦게는 어둡다. 심지어 이 시간 대에도 운행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니 정말 이해키 어렵다. 이 시간대에는 일반 시민들은 몰라도 우리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등하교와 출퇴근 시간대다.
 버스 운행 시간은 시민과의 약속이다.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약속은 처음부터 무효이다. 약속을 파기한 측이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당국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관리 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이같은 일은 애초에 시정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허가취소 등 행정조치를 내렸어야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았다면 그것은 담당공무원의 직무유기다. 당국의 너무도 안일한 행정 태도에 오늘도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시민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