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구나. 사랑하는 가족을, 유일한 생계 수단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이 모든 것을 빼앗아간 것 같은 쓰나미 이후에도 삶은 이렇게 계속되는 거구나. 등뒤의 것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가는 게 바로 생명의 본능이구나. 새 생명이 태어나고, 아이들이 공부하고, 연인들은 결혼하고, 일터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일상의 삶이 끈질기게 이어지는구나. 이곳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진다. 바로 저 삶의 끈을 놓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다.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한비야 / 푸른숲